국방부 사드배치 결정 발표…대구경북 반발 확산

김관용, “일방적 부지 결정, 좌시하지 않을 것”
사드배치반대대책위, “국방부 주장, 정당화하려는 술책”

17:01

8일 오전 한국과 미국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하면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오전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과 토마스 밴달(Thomas S.Vandal)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은 양국이 그동안 협의해온 사드 관련 합의 사안을 발표했다. 지난 2월부터 한미 양국이 사드배치 관련 협의를 시작한다고 밝힌지 5개월 만에 공식 입장문을 낸 것.

▲토마스 밴달(Thomas S.Vandal)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과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8일 한반도 사드배치 결정을 알렸다. (사진=KTV 갈무리)
▲토마스 밴달(Thomas S.Vandal)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과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8일 한반도 사드배치 결정을 알렸다. (사진=KTV 갈무리)

이들은 공동발표문을 통해 “지금까지 협의를 바탕으로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WMD 및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한미동맹의 군사력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로서 주한미군에 사드 체계를 배치하기로 한미동맹 차원의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서도 한미는 구체적으로 사드가 배치되는 지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한미 공동실무단은 수개월 간의 검토를 통해 대한민국 내 사드체계의 군사적 효용성을 확인했으며 사드체계의 효용성과 환경, 건강 및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최적의 부지를 양국 국방부 장관에게 건의할 수 있도록 최종 준비 중”이라고만 설명했다.

지난 5일 한미 양국이 사드배치 최적지에 대한 결론을 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국방부는 즉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실제론 배치 지역 결정도 끝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사드배치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경기 평택, 강원 원주, 충북 음성, 경북 칠곡 등 지역민의 불안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 차례 사드배치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전해진 칠곡과 인근 대구경북 정관계와 시민사회는 국방부 발표에 긴급하게 성명 및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긴급 성명을 통해 “국가안보 차원에서 피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칠곡 배치설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지사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부지를 결정한다면,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는 8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배치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는 8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배치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도 이날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사드배치 결정에 분노한다”며 “정부는 사드 한국 배치 결정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김찬수 대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대표는 “이미 전국에서 후보지로 거론된 도시에서 주민들이 반발했고,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물론이고 일부 정부 여당 인사들도 반대하고 있다”며 “북한 미사일 방어에 무용할 뿐 아니라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켜 안보와 평화 유지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한반도 사드배치는 안보와 평화를 위협하고 경제에도 타격을 줘 여러 위협을 초래할 것이므로 단호히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로 남한을 겨냥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쏘아 맞히기 어렵다는 것은 미국 국방부보고서(1999년), 국방부 내부 문서(2013년)에 이어 최근 새누리당 관계자들까지도 인정하고 있는 공식적 사실”이라며 “한국 배치 사드의 효용성을 확인했다는 국방부의 주장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구실로 사드 한국 배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술책으로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칠곡군, 칠곡군의회, 칠곡 주민 등으로 구성된 사드칠곡배치반대범국민대책위 2천여 명은 9일 오후 4시 경북 칠곡군 왜관역 광장에서 사드배치 반대 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