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성주군민 3천명, “사드 배치 결사반대”

사드 모형 화형식에 군수 포함한 혈서까지...분노한 민심

12:34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THAAD)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를 확정한데 대해 성주군민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13일 오후 3시 사드 배치 지역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성주군민 3,00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성주군 성주읍 성밖숲에서 ‘사드 성주배치 반대 범군민 궐기대회’를 열었다.

참가한 시민들은 “생존권 위협하는 사드 배치 결사반대”를 외쳤다. 이어 12일부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항곤 성주군수와 성주군의원 등은 사드 배치 반대 뜻을 담은 혈서를 썼고, 무수단 미사잋 모형 화형식을 진행했다.

▲사드배치 반대 범군민 궐기대회에 참석한 성주군민. [사진=성주군 제공]
▲사드배치 반대 범군민 궐기대회에 참석한 성주군민. [사진=성주군 제공]

궐기대회에 참석한 성주군민은 분노와 참담함을 토해냈다.

성주읍 주민 김정미(32) 씨는 “성주읍에서는 밤이 되면 성산포대 불빛이 다 보인다. 어르신들이 몰라서 반대 안 할 거라고 생각해서 일방적 결정하는 것 아니냐”며 “손이 떨려서 아무것도 못 하겠다. 18개월 아이를 어떻게 키우느냐”며 울먹였다.

50대 한 성주군민은 “누가 나오라고 해서 나온 게 아니다. 뉴스를 보면 성주만 나온다”며 “사람들이 벌써 사드참외, 전자파참외라고 한다. 인구 적다고 성주군을 다 몰살시키려는 것 아니냐. 군수가 저렇게 하는 것도 다 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복 사드성주배치반대 범군민비상대책위원장은 “3시에 발표가 난다고 한다. 행자부 장관, 국방부 차관이 지금 내려온다고 하는데 오지 말라고 했다”며 “우리는 국방부 장관에게 사드 배치 반대 서명과 혈서를 전달할 것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충분히 설명해야지 일방적인 결정은 안 된다”고 말했다.

궐기대회를 마친 범군민비상대책위 200여 명은 혈서를 가지고 항의방문을 위해 국방부로 상경했다.

한편, 한미 당국은 군사적 중국의 반발, 낮은 인구밀집도 등을 고려해 성주를 사드 배치 부지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성주군은 약 4만6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