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중고생들, ‘외출금지’에도 무단조퇴 각오하고 “사드 안 돼”

성주교육지원청, "충분히 판단하는 지각력이 안된 상태...염려되는 부분"

11:23

성주교육지원청을 비롯한 4개 고등학교 학교장이 외출 금지 원칙을 세우자, 반발한 학생들이 무단 조퇴를 하고 성주군청 앞에 모였다.

15일 오전 10시, 성주군 성주읍 성주고등학교 학생들은 ‘외출 금지’ 통보를 받았다. 애초에 이날 사드 반대를 위해 등교 거부를 예고했던 이들은 외출이 가능하다는 교사의 말에 모두 등교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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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고등학교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제보자는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일단 등교해서 10시부터 집회에 가게 해주겠다고 했다”며 “그러디니 갑자기 학생들이 참여할 상황이 아니라며 못가게 하더라”고 밝혔다.

이들은 1시간여 동안 교사와 실랑이 끝에 성주군청으로 갈 수 있었다. 한 학생은 “무단 조퇴 각오하고 나갈거면 나가라길래 나왔다”며 “사드 전자파 유해성이 어떤지 정확한 게 하나도 없다. 여기에 사는 우리는 당연히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생활기록부에 한 줄 끄이는 거 각오하고 나간다”며 “하도 안 된다고 하셔서 무단 조퇴라도 할테니 나가게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성주 관내 4개 고등학교 학교장들은 외출 금지 원칙을 정했다. 성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오늘 아침 4개 고등학교 학교장들이 모여 외출 금지 방침을 정했다. 교육청도 같은 입장”이라며 “사드 전자파에 대해서는 어른들도 사실 잘 모른다. 아직 충분히 판단하는 지각력이 안된 상태에서 학생들이 집회에 가는 부분은 염려가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뿐 아니라 성주여자중학교, 성주중학교에서도 “시위에 참여하기 위한 등교거부, 조퇴는 무단 결석, 무단 조퇴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조은학 전교조 경북지부 성주지회장은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생존권과 고장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아이들이 정식으로 이유를 대고, 조퇴하겠다고 하는 것이 무단 조퇴가 될 수는 없다”며 “어제까지만 해도 정식으로 외출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갑자기 바뀌어 너무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황교안 국무총리,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성주군청에 방문했다. 성주군민들은 앞서 10시부터 성주군청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