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 안전하다”는 황교안 총리에 분노한 성주군민

떠나려는 황 총리 일행 차 막고 연좌 시위 "사드 배치 결사 반대"

13:16

성주군민들이 주민을 설득하겠다며 방문한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 격렬하게 항의했다. 황교안 총리가 “미리 말씀 없이 결정해 죄송하다. 사드는 안전하다. 안전성 검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자 주민들은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는 필요 없다. 그럼 네가 한번 살아봐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황 총리 일행은 차량에 탑승해 군청을 떠나려했고, 군민들은 입구를 막고 현재(오후 1시)까지 연좌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가운데가 황교안 총리, 왼쪽은 한민구 장관, 오른쪽은 김관용 도지사
▲가운데가 황교안 총리, 왼쪽은 한민구 장관, 오른쪽은 김관용 도지사

15일 오전 11시께 황 총리, 한민구 장관은 김관용 경상북도 도지사와 함께 성주군청을 방문했다. 앞서 오전 9시부터 성주군청 앞에서 ‘사드 배치 반대’ 집회를 이어온 성주군민 1천여 명은 황 총리가 나타나자 “사드 배치 결사 반대”, “황 총리는 사죄하라”를 외쳤다.

황 총리는 고개를 숙이며 “군민 여러분, 죄송합니다”며 “엊그제 사드 배치 발표가 났을 때 여러분들이 얼마나 노하셨을지 정말 안타까운 마음으로 저도 이 자리에 왔다. 여러분들에게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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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총리는 “국민과 국가의 안위가 위험에 처했고, 국가는 이에 대한 대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씀을 드리며 여러분과 충분한 말씀을 나누지 못한 점 사과한다. 오늘 저와 정부 관계자가 여러분들에게 배경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저도 이 경북에서 근무했다. 사정도 잘 알고, 성주의 정서도 잘 안다. 성주는 일제 치하에서 유림과 함께 파리 만국평화회의에 제출한 김창숙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유공자와 독립운동가, 유학자를 배출한 충절의 고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교안 총리는 “이러한 성주가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발표된 이후 지역 주민들이 참으로 많은 우려를 하고 있는 점 잘 안다. 정부는 주민여러분들께서 지금까지와 같이 아무런 걱정 없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 우리 주민의 안전과 충분한 보상을 검토하면서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황 총리를 향해 계란을 던지고 있다.
▲주민들이 황 총리를 향해 계란을 던지고 있다.

이어 황 총리가 “어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사드 레이더와 아주 비슷한 그린파인 레이더에 대해 전자파 강도 검사 결과가 나왔다. 그 결과 인체 보호기준보다 훨씬 낫은 평가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10번 100번 점검하고 살펴서 안전에 위험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하자 주민들의 항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주민들은 황 총리 일행을 향해 달걀과 물병을 던지면서 “사드 배치 결사 반대”를 외쳤다. 이어 한민구 장관이 말을 잇자 주민들은 계속 항의했고, 황 총리 일행은 결국 군청 안으로 몸을 피했다. 그러자 성주군민들은 “군청으로 들어가자”고 외치며 황 총리 일행을 따라갔고, 이를 막는 경찰, 군청 공무원과 충돌을 빚었다.

▲황 총리 일행이 군청으로 들어가자 주민들도 군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황 총리 일행이 군청으로 들어가자 주민들도 군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한 성주 주민은 “사드는 어디에도 필요 없다. 성주가 아니라 한반도 전체에 사드 배치를 철회해야 한다. 군수가 나서서 성주 배치 철회를 요구하면 지역 이기주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전 11시 50분경 황 총리 일행은 군청사 후문으로 이동해 차를 타고 군청을 빠져나가려고 시도했다가, 주민들에게 막혀 차량에 계속 탑승하고 있다. 김항곤 성주군수가 “진정하고 군수가 법적 검토를 해 법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하다가 항의하는 주민들에 쫓겨나기도 했다.

오후 1시 현재 성주군민들은 군청 진입로 앞에서 연좌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황 총리 일행이 차를 타고 떠나려다 주민들이 막아 섰다.
▲황 총리 일행이 차를 타고 떠나려다 주민들이 막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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