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사드 검증보도 ‘0’건…“언론이 성주를 고립시키려는 것 같다”

21일, 사드 언론보도 긴급 토론회...민언련, “누가 마치 시킨 것처럼...”

20:41

지난 8일부터 약 일주일 동안 KBS, MBC 사드 관련 보도를 분석한 결과 정부 주장을 검증하는 보도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사드 배치 논란 언론보도 긴급 토론회에서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지난 8~19일 사이 언론 보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8~14일 사이 공중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 방송 보도를 분석한 결과, KBS, MBC는 사드 관련 검증 보도가 단 한 건도 없었다. 반면, 전자파 무해 등 정부 입장을 받아쓰는 보도는 KBS가 18건, MBC가 16건으로 7개사 중 가장 많았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7월 13일 KBS와 MBC 보도를 보면 누가 마치 시킨 것처럼 내용과 제목 뽑기가 거의 비슷하다. 국방부 주장을 검증하는 내용 하나 없이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m
▲7월 13일, 톱보도부터 3번째 보도까지 내용 및 구성 똑같은 KBS와 MBC.(자료-민주언론시민연합)

더구나 KBS는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보도를 한 건도 하지 않았고, MBC가 1건 채널A가 2건 보도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어 김 사무처장은 종합편성채널의 ‘외부세력 개입론’, ‘괴담론’, ‘보상을 바라는 속물론’ 등을 지적했다.

권성훈 언론노조 매일신문지부장은 “이건 마치 판사가 살인 용의자를 잡아서 살해에 대해 묻는 게 아니라 절도, 과거 음주운전 경력을 가지고 시비 삼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자파 유해성과 외부세력 개입이 그런 부분”이라며 “진짜 중요한 것은 생명과 안전, 주민들의 생존권, 정부의 절차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종편의 시사토크쇼는 분노가 멈추지 않는 수준”이라며 “앞으로 얼마나 진흙탕같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올지 걱정된다. 성주군민들이 그런 말도 안 되는 프레임에 위축되거나 휘말리지 않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보도
▲7월 8~14일, 7개 방송사 주한미군 사드 배치 결정 관련 보도량 세부 비교(자료-민주언론시민연합)

성주군민들 자체적 언론 검열 나서…“언론이 성주를 고립시키고 있다”

한편, 언론의 악의적인 왜곡보도에 성주군민들은 자체적인 언론 검열에 나섰다.

성주에서 농사를 짓는 배윤호 씨는 “오늘 토론회에서 얻어가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그동안 우리가 싸우면서 힘든 게 언론에서 자꾸 외부세력, 님비현상, 안보 논리로만 밀어붙였다”며 “우리는 대부분 전문가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여기에 대해 성주군민이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재동 사드배치반대성주투쟁위원회 홍보분과위원(성주군농민회장)은 “요즘에는 인터뷰를 할 때 다 녹음을 하라고 지침을 내린다. 제가 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실어주면 인터뷰하겠다고 한다”며 “특히 TV조선처럼 작은 말꼬리를 잡아서 마음대로 소설을 쓰는 언론은 될 수 있으면 인터뷰도 안 한다. 투쟁위에서 대변인도 두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성주를 정말 고립시키려는 것 같다. 군민들 간 분란을 조장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며 “이런 왜곡 보도를 하는 언론을 엄정히 대처할 수 있는 방법, 제대로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DSC05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