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못 막은 사드 철회 성주촛불…박근혜 비판 이어져

21번째 촛불집회, 우비입고 1천여 명 참가

09:05

비도 막을 수 없었다. 사드 배치 철회를 원하는 성주군민들은 하얀 우비를 입고 성주군청 앞 광장에 모여 자리를 잡았고, 촛불이 빗물에 꺼지면 다시 불을 켜고 “국민이 주인이다. 사드배치 철회하라”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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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용태 기자]

2일 저녁 8시 성주군청 광장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21번째 성주 촛불집회가 열렸다. 1천여 명의 군민들은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쓰고 일어나 농민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날은 유독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고, 20일이 넘는 기간 동안 함께 하는 서로를 격려했다.

배은하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대변인이 보고에 나섰다. 투쟁위는 새누리당 대표 후보자에게 사드 배치에 대한 공개 질의를 보냈고, 8월에도 다양한 방식의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3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간담회, 5일 저녁 촛불집회 전 성주불교사원연합회의 한반도 평화기원 대법회, 6일 평화미사(초전성당), 7일 재구성주군향우회의 사드 배치 철회 집회, 12일 성주군노인회 집회, 15일 815명 삭발식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성주군민들의 사드 배치 철회 투쟁을 담은 영상을 함께 보면서 참가자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다독였다.

사회를 맡은 이재동 성주군농민회장은 “정진석 원내대표는 성주에 와서 국방부 결정이 잘못됐다며 청문회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국민의당, 정의당이 성주에 방문한 것에 대해 ‘정치인이 자꾸 전문시위꾼을 만나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새누리가 하면 되고 다른 당이 하면 안 된다는 것이냐. 새누리당 탈당계를 계속 받고 있다. 자랑찬 성주군민들이 사드배치 철회에 대한 의지를 계속 보여주자”고 말했다.

대구출신 가수 지민주 씨의 노래 공연이 이어졌다. ‘나의 동지’, ‘힘내라 마음아’를 불렀고, ‘아침 이슬’을 부를 때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따라불렀다.

선남면 주민 박노육 씨는 “사드와 무슨 관련이 있겠냐고 하겠지만, 김영란법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김영란법은 3만원이든, 5만원이든 100만원이든 자기가 책임지면 된다는 말이다. 아버지한테 100만원 치 얻어먹는다고 무슨 잘못이 있겠나. 밥 얻어먹은 걸 대가성이 없다는 걸 증명하는 것처럼, 사드 배치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니가 증명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 씨가 “사드에 대한 증명은 누가 하나. 책임은 누가 지냐. 우리 ‘개돼지’가 진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땅 파먹고 사는 사람들을 그 정도로만 대접하고 있다. 사드 배치는 필요 없다. 너희가 책임져라. 자신 없으면 철회하라”고 말하자 참가자들은 함께 “사드배치 철회하라”를 외쳤다.

자신을 선남 사는 할머니라고 소개한 주민은 “우리가 새누리당, 박근혜를 찍어서 대통령으로 뽑았습니다. 그런데도 사드를 배치하고 성주군민 5만 명이 작은 숫자라고 합니다. 촛불집회에는 5천만 인구가 함께 해야 한다. 겁내지 말고 끝까지 함께 해 달라. 우리 잘하고 있으니 서로에게 박수를 쳐주자”고 말했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 이르러서 그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드가 왠말입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가 스물한 번째 촛불을 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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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용태 기자]

‘별고을광대’가 노래 ‘헌법 제1조’에 맞춰 준비한 율동을 익힌 군민들은 비가 내리는 중에도 흥겨움을 잊지 않았다. 김항곤 성주군수도 율동을 함께했고, 촛불 파도타기를 하면서 “국민이 주인이다. 사드배치 철회하라”, “주인이 원한다, 평화를 원한다”를 연호했다.

▲박수를 치고 있는 김항곤 성주군수(가운데)
▲박수를 치고 있는 김항곤 성주군수(가운데) [사진=정용태 기자]

이날도 언론브리핑에 나선 가천 주민 배윤호 씨는 “미국에서 국방부 장관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도배했고, 성주 사드 문제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국민이 주권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인지 모르겠다. 미국의 식민지나 다름없다”며 “(사드 배치는) 대통령이 미국과 논의한다면 국민 안전에 위해가 없는지 전문가에 맡겨 증명하고, 문제가 없으면 국회에 보내고, 해당 지역주민들과 또 만나서 이야기하고 결정해야 하는데, 그런 절차 없이 했다. 이는 박정희 대통령 때처럼 독재정권 때나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배 씨가 “이런 방식은 민주정부에서 하는 일이 아니다. 대통령이 우리 사회가 민주 사회인 줄 모르고 독재를 하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촛불을 들고 나선 것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성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훌륭한 일, 애국하고 있다”고 말하자 참가자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참가자들은 성주의 인기곡 ‘그네는 아니다’를 일어서서 부르며 촛불집회를 마쳤다. 성주군민들은 열대야, 폭우에도 사드 배치가 철회될 때까지 촛불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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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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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용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