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차 성주 촛불, “제3부지? 분열 작전 슬기롭게 대처하자”

성주 촛불, 정부 비판 목소리 점점 커져
10일, 성주군보훈단체 제3부지 검토 촉구 결의대회 예정

10:28

성주군민들이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27번째 촛불을 밝혔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성주군 내 보훈단체들이 사드 배치 제3부지 검토를 요구하는 집회를 예정하자 군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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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8시, 성주군청 앞에서 27차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문화제 직전까지 소나기가 내렸지만 1천여 명의 군민이 촛불을 들고 참석했다. 이들은 묵념 후, 고향의 봄을 함께 부른 뒤 “한반도 평화 우리 손으로 지켜내자”는 구호로 문화제를 시작했다.

성주읍에서 11년째 노래교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참가자는 노래공연을 선보였다. 그는 “사드 문제로 노래 교실이 휴간됐다. 재작년 세월호, 작년 메르스 이후로 아무 일 없기를 바랐는데 올해는 사드가 온다고 이 난리”라며 “먹고 살기가 참 막막하다. 끝까지 싸워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자 차재근 씨는 “사람이 욕을 먹으면 내가 왜 욕을 먹는지 생각하게 되는데, 박 대통령은 모든 비난을 감수하고 가겠다고 한다”며 “우리가 27일 동안 이렇게 사드 철회하라고 하는데 이건 정말 독선과 오만 아닙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발언에 나선 김충환 씨(성주군 수륜면)도 “대통령이 제3부지 이야기를 하니까 국방부가 제3부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러더니 성산포대가 최적지이기는 한데 제3부지 검토도 해보겠다고 말을 바꿨다”며 “성산포대가 최적지라고 발표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미국이 다른 부지를 검토했을 리가 없다. 이건 면사무소 운영보다 국정 운영을 못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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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성주군 보훈단체 제3부지 검토 촉구 결의대회 예정
투쟁위, “무대응”…군민들, “분열 작전 슬기롭게 대처하자”

한편, 10일 오전 10시 성주군청 앞에서 한국자유총연맹, 재향군인회 성주군지부 등 10여 개 보훈단체가 제3부지 검토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연다.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사드 배치 제3부지 검토에 대해 국방부가 이행하라는 내용이다.

이에 그동안 사드 철회를 요구해왔던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지만 별다른 대응은 하지 않기로 했다. 김안수 공동투쟁위원장은 “제3부지 검토하라고 국방부에 하는 말이지만 결국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라며 “투쟁위는 무대응하기로 했다. 괜히 성주군 내에서 분열이 일어난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언론브리핑에 나선 박수규 투쟁위 홍보분과위원도 “사드가 성주 성산에 어떻게 왔나. 인구가 적다고 온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랬던 우리가 까치산이니 염속산이니 우리보다 인구 적은 곳에 보내는 게 말이 되겠냐”며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우리 어르신들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차재근 씨도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사드가 완전히 나가는 것이다. 군민들을 갈라놓는 분열 작업에 우리가 슬기롭게 헤쳐 나가자”고 말했다.

성주군민들이 모인 카카오톡 채팅방에서도 “성주가 신독재정권으로부터 희생양이 됐는데, 우리 성주가 다른 지역을 희생양 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제3부지는 우리 투쟁을 와해시키려는 술책입니다”, “차를 대놓든 침묵시위를 하든 반대 의견을 보여줘야 한다”, “아무 대응 없으면 또 (제3부지 찬성으로) 언론 플레이 들어갈 것 같다”, “그분들도 같은 군민인데 서로 상처받지 않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는 등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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