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관련 정보공개청구에 국방부, “어느 신문이냐”며 추궁

“윗분들한테 말씀드려야...”
“다른 방법으로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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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6 18:43 | 최종 업데이트 2016-08-16 18:44

국방부 직원이 사드 관련 정보공개 청구를 한 기자에게 어느 매체 소속인지 추궁하면서 이를 거절하자 “다른 방법으로 알아보겠다”고 해 시민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자가 정보공개포털을 통해 국방부에 공개 청구한 내용. [사진=정보공개포털 갈무리]
▲기자가 정보공개포털을 통해 국방부에 공개 청구한 내용. [사진=정보공개포털 갈무리]

기자는 지난 8월 9일 정보공개포털 원문정보에 올라온 국방부의 2016년 7월 18일 자 ‘THAAD 배치 T/F 상황반 운용계획(전파)’ 원문서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원문정보에 올라온 내용은 해당 부처에 특별한 자료 수집을 요구하는 내용도 아니며, 홈페이지에서는 궁금하면 정보공개 청구를 하라고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그런데 다음날인 10일 오전 10시께 국방부 직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접수기관 담당자인 국방부 기획총괄과 최정희 서기관이었다. 그는 기자의 이름과 청구 목적을 물었고, 궁금해서 청구했다는 질문에 “기자세요? 어느 신문 기자시죠?”라고 신상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 및 연락처를 기재하면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청구권을 가진다. 청구목적, 획득한 정보의 활용방법, 청구인의 직장을 밝힐 의무는 전혀 없다.

그래서 기자가 “정보공개청구를 하는데 개인 신상을 물어보는 게 괜찮은가요?”라고 질문하자, 국방부 직원은 “저는 다 밝혔는데요. 기획총괄과 최정희 서기관이라고. 상호 간에 통화하면서 한번 여쭤보는 것은 인간적인 에티켓이라고 생각해서...어느 신문이죠?”라고 추궁을 이어갔다. 이에 기자가 매체를 알고 싶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이 직원은 “저도 정보를 갖고선, 저희도 윗분들한테 말씀드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직원 개인의 특이한 요구가 아니라 국방부가 청구인의 청구 목적과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셈이다.

그러면서 이 직원은 “공무원보다 정보공개청구하시는 쪽이 갑이라고 생각하셔서 이야기 안 할 수도 있는데, 그게 반드시 옳지는 않아요. 그냥 대중지, 일반지 기자들도 다 대답하세요. 그게 무슨 비밀도 아니고. 정보공개신청을 하는 거면, 비밀스러운 것도 아닌데 굳이 숨기고 하실 필요가 없는데...다른 방법으로 알아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5분여의 전화 통화를 끊고 난 기자는 황당했다. 법률에 따라 국민의 알 권리를 행사 했을 뿐인데 졸지에 ‘에티켓’도 없는 사람으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조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간사는 “감수성이 떨어지는 공공기관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사유를 요구하거나 추궁하는 것은 위법한 일”이라며 “법률에 따르면 청구권자는 모든 국민이라고 나와 있고, 청구인을 특정해서 정보를 못 주겠다고 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오후 6시까지 청구한 정보에 대한 처리는 끝나지 않았다. 공개할 것인지, 비공개할 것인지는 국방부가 법률에 근거해서 판단하면 된다. 정당한 사유 없이 공개하지 않는다면 기자는 국민으로서 권리를 끝까지 요구할 것이다. 아래 국방부 직원과 통화내용 전문을 공개한다.

국방부 직원: 천용길 님이세요? 어떤 것 때문에 청구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기자: 궁금해서 청구했습니다.
국방부 직원: 그건 맞고 어디에 활용하실 거죠?
기자: 시민이 궁금해서 청구했는데요.
국방부 직원: 혹시 기자세요?
기자: 네
국방부 직원: 어느 신문 기자시죠?
기자: 정보공개청구를 하는데 개인신상을 물어보는 게 괜찮은가요?
국방부 직원: 저는 다 밝혔는데요. 기획총괄과 최정희 서기관이라고 하는데요. 상호 간에 통화하면서 한번 여쭤보는 것은 인간적인 에티켓이라고 생각해서 여쭤보는건데요. 어느 신문이죠?
기자: 이름과 정보는 공개되어 있잖아요.
국방부 직원: 제가 말씀을 드렸는데, 저는 기획총괄과 최정희 서기관이라고요. 어느 신문인지 밝힐 수 없는 이유는 어떤 이유인가요?
기자: 밝힐 수 없는 이유가 아니라, 그걸 여쭤보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국방부 직원: 저는 어느 과 누구라고 말씀드렸고, 한번 여쭤보고 저도 정보를 갖고선, 윗분들한테 말씀드려야 하기 때문인 거에요.
기자: 어느 신문사인지 파악을 해서 윗분들한테 정보공개 여부를...
국방부 직원: 정보공개 여부가 달라지는 게 아니고요. 정보공개 여부가 달라지지는 않겠죠. 그렇게 왜곡해서 말씀하시면 안 되구요.
기자: 시민 정보공개 청구 권한은 직업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권리잖아요. 공적인 업무인데 사적인 에티켓을 이야기 하시면 안 되죠.
국방부 직원: 시민으로 청구할 수 있는 것을 부정하는 게 아니고, 전화상으로 여쭤보는 건데 숨기시려면 숨기셔도 되구요.
기자: 이해가 안 되어서요. 정보공개 청구하면서 이런 여쭤보는 경우가 처음이에요.
국방부 직원: 제가 특이한 성격이라서 그럴 수 있겠죠. 말씀하시기 싫으면 안 하셔도 됩니다.
기자: 말씀드리고 싶지 않네요.
국방부 직원: 지역신문이시구요.
기자: 네.
국방부 직원: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인간적으로 누군지 말씀드렸는데, 굳이 밝히지 않는 것도...물론 제가 공무원이기는한데, 그렇게까지 막 숨기고 하시면서 정보공개를 청구하시고 하는 것도 썩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기자: 숨기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드릴 필요가 없잖아요. 공적인 업무에..
국방부 직원: 저한테 시비 거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하더라도 저는 화가 나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벌써 말투랑 비아냥거리시는데.
기자: 경상도 사투리를 그렇게 받아들인다면 어쩔 수 없구요.
국방부 직원: 공무원보다 정보공개 청구하시는 쪽이 갑이라고 생각하셔서 이야기 안 할 수도 있는데, 그게 반드시 옳지는 않아요. 그냥 대중지, 일반지 기자분들도 다 대답하세요. 무슨 비밀도 아니고. 정보공개신청을 하시는거면, 비밀스러운 것도 아닌데 굳이 숨기고 하실 필요가 없는데. 다른 방법으로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알겠습니다. 지금 사찰하시는 거죠?
국방부 직원: 사찰이 아니라요, 왜 자꾸 저를 비아냥거리시는 것 같은데...
기자: 저는 지금까지 정보공개청구를 하면서 내용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어도 매체가 어딘지 물어본 적은 없었거든요.
국방부 직원: 항상 같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렇게 일반화해서 이야기하실 필요 없고, 그렇게 비아냥거리고 화를 내도 제가 흥분하거나 화를 내지 않겠습니다. (웃음) 그렇게 비웃으시기까지 해도 화내거나 이러지는 않으니까, 놀리시고 많이 하세요. 저 화 안 냅니다.
기자: 알아서 하시구요. 정보공개 청구 여부만 알려주면 되구요. 비공개한다면 저도 절차에 맞아서 하면 되구요.
국방부 직원: 절차에 맞춰서 하세요.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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