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온 한민구, ‘사드 배치’ 필요성만 강조

정영길 성주투쟁위 위원장, "제3부지 오늘 의제될 수 없다"
군민들, "어디에도 사드 최적지는 없다"

16:33

성주에 온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한민구 장관이 성주에 온 것은 황교안 국무총리와 동행한 7월 15일 이후 한 달 여만이다. 한 장관은 일방적인 사드 배치 부지 발표에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사드 배치 철회 요구에는 입을 다물었다.

17일 오후 2시, 성주군청 5층 대회의실에서 한민구 장관을 포함한 정부 관계자 9명은 성주투쟁위와 간담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김관용 경북 도지사, 이완영 국회의원, 김항곤 성주군수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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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국방부 장관(가운데)

한민구 장관은 “여러분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국방부가 사드 배치 부지를 발표하기에 앞서 성주군민들께 충분히 설명 드리지 못했고, 적극적으로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점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정중하게 올린다”며 일방적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하지만 사드 배치 철회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사드 배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 장관은 “이번 사드 배치 결정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주는 심각한 위협으로부터 우리나라 안위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자위적 조치였다”며 “군사적으로 대한민국을 가장 넓게 방어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고려하여 성주가 결정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북한이 핵, 미사일만 제거한다면 사드 배치도 없을 것”이라며 “국방부 장관으로서 국가 안위를 지켜야 하는 절박한 마음만은 여러분께서 받아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재복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그동안 저희들이 장관께 요구했던 것을 잘 아시리라 믿고, 준비해 오셨으리라 믿는다. 오늘 우리 군민들이 다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답변을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장관과 이재복 위원장의 인사말 이후 간담회는 100여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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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영길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제3부지 수용을 공식화한 것에 대해 “제3부지는 오늘 간담회 의제가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정 위원장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하고, 성산포대로 결정된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며 “(시뮬레이션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요구한 두 번째 질문에 답을 내놔야 한다. 그게 아니면 이 회의를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간담회 소식에 성주군민 100여 명은 군청 입구에서 피켓을 들고 “안보 팔아 정권 유지, 안 속는다. 정권 교체”라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군민들은 사드 제3부지 논의를 공론화한 김관용 도지사가 참석한다는 소식에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피켓을 든 한 주민은 “어느 지역도 성주가 아닌 곳은 없다. 인구가 적다고 사드가 성주에 왔는데, 그 고통을 인구가 더 적은 곳으로 보낼 수 없다”며 “투쟁위에서 지난 8월 5일 제3부지 협의는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게 우리 투쟁위 입장이라고 믿는다. 사드 최적지는 없다”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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