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들 정치적 식견 없다”는 김항곤 성주군수

[영상] 제3부지 검토 요청한 김항곤 군수의 군민관

15:56

몸 사리던 김항곤 군수가 본격적으로 나섰다. 사드 ‘제3부지’ 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3부지’는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과 이완영 의원, TK지역 초선의원 면담 자리에서 언급됐다. 이후 국방부와 경상북도, 언론도 나서서 군불을 지핀 상황이다. 당장 군민들로부터 김 군수가 사드 배치를 위한 가이드라인에 발맞춘다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김 군수가 ‘제3부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제3부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군민 여론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22일 오전 10시 김 군수가 ‘제3부지 검토’를 주장한 기자회견에서도 김 군수는 해당 보도를 근거로 들었다. 이날 김 군수는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대다수 군민들이 꼭 배치해야 한다면 ‘제3부지’를 희망하고 있으니, 국방부에서는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의 장소를 결정해 달라”고 밝혔다.

관련해, <매일신문>은 22일 자 보도에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7.9%가 ‘제3후보지 배치’에 찬성했으며 반대는 42.1%”라고 밝혔다.

여론조사를 신뢰할 수 있다고 할 때, 김 군수가 이 조사를 근거로 ‘제3부지’ 주장에 나서는 것은 문제가 없을까. 이와 관련해 김 군수가 사드 배치 반대 주민에 대해 “군민이 정치적인 큰 식견이 없다”라며 폄훼하는 말을 한 사실을 주목해 볼 수 있다. 김 군수는 4일 <뉴스민> 기자가 사드에 대한 군민 의견이 무엇인지 묻자 “우리 군민들이 정치적인 큰 식견도 없는데 뭐 대한민국 배치 반대 그런 걸 이야기하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

여론조사는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고, 한 달 넘게 군청 앞 광장에서 매일 1천여 명이 모여 “사드 배치 반대”를 외친 것은 “정치적인 큰 식견이 없는” 말인가. 군수 자리는 과반의 의견을 기계적으로 판단해 움직이는 자리일까, 아니면 “옳은 정치”가 무엇인지 소신을 설득하는 자리일까. <뉴스민>은 이와 관련해 별도로 김 군수와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김 군수는 전화·방문인터뷰 모두에 응하지 않았다. <뉴스민>은 4일의 짧은 인터뷰가 김 군수의 군민관(郡民觀)을 잘 드러낸다고 판단해 전문과 녹취록을 싣는다.

대통령이 국회의원과 단체장 만나서 설득하겠다고 얘길 했다. 군수한테는 연락 왔나?
-아직 저한테 연락 안 왔습니다

대통령은 사드가 기초적 방어체계다, 재검토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혹시라도 만난다면 어떤 입장을 전할 것인가?
-저는 성주군수니까, 이 성주군에 문제가 된 거 아닙니까. 그런데 군민들이 다 반대하잖아요. 여기 우리 성주 성산포대에 오는 걸 다 반대하니까 저는 군민들 뜻 그대로 대통령한테 가서 전달해야지요. 제가 거기다가 딴 의견을 붙일 수가 있습니까.

군민의 뜻이라면 성주 배치 반대뿐만 아니라 한국 배치 반대를 군민의 뜻으로 봐도 되는가?
-그건 아직 모르지요. 일일이 다 물어보지 않았으니까. 일단은 성주에 들어오는 걸 반대한다고 안 그러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군민들이 정치적인 큰 식견도 없는데 뭐 대한민국 배치 반대 그런 걸 이야기하겠습니까.

군수님은 지방정부 절차를 무시하고 중앙정부가 일방적인 결정을 했다고 여러 매체에 인터뷰했다. 이번에 연락 안 온 것도 무시인가?
-무시지요. 무시. 무시 안 하면 이런 데다가 사드를 가져다 놓겠다 하겠습니까. 국방부가. 국방부 일하는 걸 보세요. 전혀 앞뒤도 안 맞고. 자료 공개도 안 하고.

저는 대통령님 관해서 여쭤본 겁니다.
-대통령님이야 국방부 장관이 보고한 대로 하시지 그걸 하지 마라 말라 하시겠어요. 밑에 참모들이 다 알아서 하면 그대로 하는 거지.

대통령님이 말씀하신 건 단체장과 국회의원 만나겠다고 하셨는데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군수님한테는 아직 연락인 안 온 건데…
-연락 오겠지요 뭐. 연락오면 만나서 성주 사드 반대 입장을 전달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