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 노동자의 역사, ‘그림자들의 섬’ 개봉

2016년 조선업, 부실경영은 빠지고 노동자에게 드리운 정리해고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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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그림자들의 섬’이 8월 25일 전국 17개관에서 개봉했다. 극장 상영 비용이 없어 제작 후 2년을 묵혔다가 올여름 개봉을 결정하고 소셜펀딩을 통해 천오백만 원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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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들이 사진관으로 들어온다. 1981년 입사한 김진숙부터 박성호(1982년 입사), 윤국성(1985년 입사), 정태훈(1996년 입사), 2001년 입사한 박희찬까지 30년의 시간을 두고 입사한 노동자 5명은 조선소에 입사한 때를 회상한다.

노동조합을 바꾼 역사의 순간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의 인생도 바뀐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시절부터 1991년 박창수 열사, 2003년 김주익과 곽재규 열사, 2011년 김진숙의 85호 크레인 농성, 2012년 최강서 열사까지.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309일만에 내려오는 김진숙 부산민주노총 지도위원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309일만에 내려오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30년 해고자 신분으로 살고 있는 김진숙 부산민주노총 지도위원은 “1987년 7월 25일, 그날 모든 것이 바뀌었다. 노예에서 벗어난 날”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김주익과 곽재규 열사 덕에 늘 유리한 단협을 체결했던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시기를 “노동조합이 오만했다. 그때 하청노동자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그림자들의 섬’은 부산 출신 김정근 감독이 2010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계획이 발표된 때부터 2014년까지 촬영하고 편집한 작품으로 2014년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작이다. 앞선 작품으로 희망버스를 다룬 ‘버스를 타라'(2012)가 있다.

 '그림자들의 섬' 관람 인증샷. 오오극장 권현준 씨와 관람객 조은별 씨
▲’그림자들의 섬’ 관람 인증샷. 오오극장 권현준 씨와 관람객 조은별 씨

영화를 본 조은별 씨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투쟁은 숙명이고 필연이다. 조선소와 투쟁의 역사를 이해하게 됐다”며 관객이 적은 것을 아쉬워했다.

오오극장 권현준 씨는 “릴레이 관람과 후기를 SNS로 홍보하고 있다. 김정근 감독이 참석하는 관객과 대화도 마련했다” 많은 관람을 바랐다.

대구는 동성아트홀과 오오극장에서 개봉했지만 9월 1일부터 오오극장만 상영하고 있다. 오오극장은 단체관람과 릴레이 관람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감독과 대화는 오는 10일 오후 5시 40분에 열린다. 문의는 오오극장(053-425-3553,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 537)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