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항곤 성주군수, 자진 사퇴해야”…고소인단 모집 4백 명 넘어

    김항곤 군수 상대로 명예훼손 등 1천 명 집단 고소 추진
    성주군, 군청 앞 광장 천막 철거 3차 계고장 발송

    08:54

    김항곤 성주군수의 사드 반대 여성 군민에 대한 ‘막말’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군민들은 군수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군민들은 김항곤 군수를 명예훼손, 모욕죄 등으로 고소하기 위해 1천 명 고소인 모집을 시작했고, 하루 만에 4백여 명이 참여했다.

    13일 오후 7시 30분,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주문화원 앞 인도에서 63번째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가 열렸다. 참가자 800여 명은 성주문화원 앞부터 경산네거리까지 약 100m 구간 인도를 빼곡히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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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주문화원 건너편에 선 참가자들

    이날은 지난 7일 김항곤 성주군수가 사회단체 등과의 간담회에서 나눈 여성비하 발언, 제3부지 찬성 유도 발언 등 ‘막말’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질타가 쏟아졌다. (관련 기사 : “(사드반대 여성) 술집하고 다방하는 것들” 김항곤 성주군수, 여성비하 막말)

    촛불집회 시작 전 군민 30여 명은 성주군청 광장을 서너 바퀴 돌며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사드 배치 결사반대”, “성주 여성 비하하는 김항곤은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쳤고, “이거 여자들이 완전히 정신이 나갔어, 김항곤 군수님이 하신 말씀 맞습니까?”, “김항곤 군수 자진 사퇴하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와 촛불을 들었다.

    군민들은 김항곤 군수를 명예훼손, 모욕죄 등으로 고소하기 위해 ‘고소인 명단’에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을 적었다. 2시간 동안 약 420명이 참여했고, 이들은 1천 명이 모이면 집단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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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자유 발언에 나선 손소희 씨(성주읍)는 “화가 안 풀립니다. 정말 어떡하면 좋겠습니까. 여성 비하 발언을 아무 데서나 하는 김항곤 군수, 그냥 가만히 놔둘 수 있겠습니까. 성주군의 여성으로서 정말 수치스럽고 모욕적입니다. 우리 ‘젊은 년들’이 모여 한판 제대로 뜨거운 맞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줄에 앉은 7~80대 주민들도 손 씨의 말에 “속이 다 시원하다”, “잘한다~”라며 분노를 함께했다. 또, 집회 중 “김항곤 군수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이다”는 ‘소성리 부녀회 일동’ 명의의 플랜카드가 무대 앞에 걸렸다.

    언론 브리핑을 담당하는 배윤호 씨(가천면)는 <오마이뉴스> 기사를 그대로 읽어 내려갔다. 배 씨는 “술집에서 일하면 어떻고, 다방에서 일하면 어떻습니까. 그분은 천하게 생각하나 본데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국민 여러분 대단히 부끄럽습니다. 선비의 고장 성주 땅에 군수가 이런 인간입니다”라며 “우리가 새누리당을 잘못 뽑아서 그렇습니다. 전국에 계시는 국민 여러분 우리를 용서해 주십시오. 우리 성주군민을 위해 힘을 모아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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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미영 씨(성주읍)

    이어 배미영 씨(성주읍)도 “저 63일 동안 정신 나간 사람처럼 돌아다닌 거 맞습니다. SNS도 열심히 했고, 촛불도 나오고 뛰어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군민을 상대로 군수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매일 이런 이상한 일을 터트려주시니까 정말로 정신이 나갈 지경입니다”라며 “직업에 대한 비하 발언은 더 말이 안 됩니다. 투쟁하면서 만난 분들 중에 술집하고 다방하시는 분들 있습니다. 그분들이 어때서요. 이렇게 막말하는 군수 가만두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열심히 싸우는 군민들 향해 모욕적이고 치욕적인 말을 다시는 내뱉지 않도록 오늘부터 확실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는 오는 19일 오전 성주군청 앞에서 김항곤 군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면담을 요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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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민들은 “군민을 우습게 아는 독재 군수 사퇴하라”, “군민 무시, 여성 비하, 독재 군수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이날, 군민들은 사드 반대 내용으로 개사한 ‘고향의 봄’을 함께 부르며 촛불집회를 마쳤다. 촛불집회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한편, 이날 성주군은 성주투쟁위 등에 군청 앞 천막 등을 오는 15일 오후 6시까지 철거하라는 3차 계고장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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