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한반도 평화 밝힌 성주촛불…김항곤 군수 고소인단 1천명 넘어

65차 성주촛불 1천여 명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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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8월 15일 저녁, 성주군민들은 흐린 날씨 탓에 보이지 않는 보름달 구경 대신 촛불을 들었다. 성주군민 1천여 명은 15일 저녁 7시 30분 성주군 성주문화원 앞 인도에서 65차 촛불집회를 열고 “사드는 필요 없다”를 외쳤다. 또, 막말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김항곤 군수에 대한 고소인단 모집에 군민 1천여 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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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맞아 촛불을 든 군민들이 군청 앞 광장을 돌며 전통놀이 강강술래를 하며 시작했다. 14일 새롭게 성주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선출된 이강태 신부, 김충환 씨, 배윤호 씨, 자문위원을 맡게 된 백철현, 곽길영, 배명호, 김명석, 도정태 성주군의원도 촛불을 함께 들었다.

귀농 3년째를 맞았다는 조선동(월항면) 씨는 “인간답고 사람답게 사는 게 무엇이겠습니까. 이웃과 이웃이 소통하고 배려하고, 자연과 어울리며 사는 게 인간답게 사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이 자리에 나왔다. 사드를 막는 것이 우리가 우리를 보호하고 서로 아끼고 자연과 어울리며 지속가능하게 살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씨는 “우리나라는 군사기지화가 되어가고 있다. 그것의 연장 선상에 사드가 있다. 전쟁의 광기가 성주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 월항에 제3부지 찬성 현수막이 많아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초전은 성주 아닙니까. 스스로가 자신을 비하시키는 지방자치단체장을 우리는 잊지맙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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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명절을 맞아 고향에 방문해 촛불집회에 참여한 이들을 환영했고, 추석에도 집회장 질서유지에 나선 경찰에게도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김충환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지진이 일어났으면 대통령은 국민에게 대처하도록 해야 하는데, 3시간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날씨가 조금 더우면 폭염주의보를 그렇게 보내다가, 지진이 일어나니까 안전처에서 문자가 없었다. 가까운 월성원전이 있는데, 원자력안전위원회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 그러면서 경주 지진은 한두 마디하고 끝내고, 북핵 실험 때문에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대통령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을 하면 안 된다. 대통령은 전쟁을 막기 위해 대화도 해야 하고,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국민한테 협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충환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
▲김충환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

이어 김충환 공동위원장은 “사드만 폭탄인 줄 알았는데 폭탄이 하나 더 있었다. 폭탄이 터지면 주민들 다칠까 싶어서 폭탄이 있는 성주군청 문을 닫으시고, 화장실을 폐쇄하시고 전기까지 끊으셨습니다. 그래도 주민들이 다칠까봐 군청 마당도 위험하니까 마당에서 쫓아내시었고, 군민들이 모를까봐 제3부지 플랜카드 붙여서 널리 알리시고, 그래도 모를까봐 면장들 시켜서 마을마다 설명회 다니시고, 이렇게 우리를 위해주시는 우리 군수님께서 단체를 모아놓고 스스로 자폭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공동위원장은 “지원금 안 준다며 압박해 군수 말 듣고 제3부지 찬성하고 기자회견 한 것 다 용서해줄 테니까, 회원들 데리고 촛불집회 나와서 사드를 반드시 막아내면 좋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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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그네는 아니다’, ‘헌법 제1조’를 함께 부르며 저녁 9시께 촛불집회를 마쳤다. 집회를 마친 이후 군민들은 군수의 막말에 대한 모욕죄 고소인단 동참에 적극 참여했다. 연휴가 끝나면 집단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김항곤 군수 고소인단에 동참하는 성주군민들.
▲김항곤 군수 고소인단에 동참하는 성주군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