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번째 성주촛불, 군민들 서로 격려…김항곤 군수 질타도 여전

"한사람 한사람이 위원장, 우리는 이길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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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7시 30분, 성주군 성주읍 성주문화원 앞 인도에서 74번째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모인 800여 명의 참석자들은 1시간가량 읍내를 행진하면서 “사드 배치 철회하라”, “김항곤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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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읍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한 군민은 촛불집회 참석자들을 위해 직접 머핀 800개를 만들어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보냈다. 그는 자필로 쓴 편지로 “그동안 너무 고생하신 촛불지킴이단을 위해 만든 건강 먹거리를 이틀 동안 정성 들여 직접 구웠습니다”며 “맛나게 드시고 힘을 내어 사드는 원래 고향으로 미국에서 고철로 남아서 세계의 평화가 유지되기를 바랍니다”고 밝혔다.

4년 전 성주로 귀농한 김현선 씨(성주읍)는 그동안 촛불집회를 꾸려온 군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현선 씨는 “무시무시한 전쟁을 일으키는 사드가 성주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답답하고 두려움에 떨었다. 거의 매일 밤 (촛불집회에) 나왔다. 74일째 투쟁을 해오면서 성주군민들도 많이 알게 됐다”며 “힘든 속에서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소중하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가사처럼 저는 매일 그 아름다운 모습에 감동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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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선 씨(성주읍)

“성주의 민주 시민들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시는 분들 칭찬해드리고 싶다. 살인적 무더위 이겨내시고 비가 오면 비 맞으면서 늘 자리 지키시는 어머님 아버님들 늘 감사드립니다. 쉬지 못하고 예쁜 현수막 만들어주시는 동네미술팀 진정 보이지 않는 요정이십니다. 매일 밤 이 자리를 만들기 위해 무거운 의자 어깨에 메고 다니는 아저씨들, 타고 남은 작은 초 다시 녹여 컵초를 만드시는 분, 밤낮 가리지 않고 평화리본 만드시는 젊은 어머님들, 쓰고 남은 물병 재활용해 아이들과 함께 아름다운 꽃 만드시는 분들, 촛불집회 끝난 후 길에 붙은 촛농 떼시는 분들, 매주 투쟁 소식지 만드는 편집팀과 배달하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투쟁의 마음을 담은 가사로 노래하는 예그린, 투쟁을 흥을 돋우는 평사단, 그리고 우리 평화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보내는 참언론인들 감사드립니다. 늘 수고하시며 빛과 소금이 되시는 투쟁위, 군민의 편이 되어주시는 자문위원님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우리 스스로 자발적으로 이뤄내기에,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위원장이기에 우리의 투쟁은 아무도 건드릴 수 없고 우리는 이길 수밖에 없습니다.” -김현선 씨(성주읍)

이날 전라북도 정읍시에서 30명이 촛불집회 참가를 위해 성주를 방문했다. 이들은 “오늘 이곳 성주에 와보니까 너무나 가슴이 뜁니다. 사드 배치는 이곳 성주뿐 아니라 대한민국 어디에도 안되는 거죠. 저희도 정읍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해 투쟁하도록 하겠습니다”며 성주군민을 응원했다.

김항곤 성주군수에 대한 질타도 여전했다. 이영현(가천면) 씨는 “어떤 분이 이 집회 참석하는 것들은 다방하고 술집 하는 것들이라고 했습니다. 참을 수 없습니다. 성주에 성산포대에 사드 배치된다고 했을 때 누가 우리를 불러냈습니까”라고 지적했다.

이영현 씨는 “13년 전 도시노동자에서 밀려나 고향인 가천을 찾았다. 농사짓는 아무런 기술이 없어서 우리 집사람이 노래방하고 지금은 식당을 하고 가천 양조장에서 막걸리 떼다가 술을 팔고 있다. 제가 경제적 능력이 없을 때 우리 집사람은 가족 생계를 책임졌다”며 “(군수가) 사드 온다고 빨리 오너라해서 평화광장에 모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관변조직을 동원해서 제3부지검토를 요청했다. 세월호 이준석 선장은 살기 위해 그랬다지만, 이 상황은 군수님이 투항하지 않아도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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