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 비하 막말 성주군수, 촛불군민 직접 사과 요구 사실상 거부

여성단체 2차 면담..."사과문 재작성 요구 거부"

19:53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여성 군민을 향해 막말을 해 물의를 일으킨 김항곤 성주군수가 홈페이지에 ‘관련 입장문’을 게시하는 정도로 그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성주군민과 여성단체는 김 군수가 사드 철회 촛불집회에 나와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 군수와 2차 면담을 진행한 여성단체는 김 군수가 사과문 재작성은 불가하며 언젠가는 촛불집회에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사실상 군민에게 직접 사과는 거부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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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대표 김영순)은 27일 오후 4시 성주군청 군수실에서 김항곤 성주군수와 2차 면담을 진행했다. 김영순 대표는 “사과문이 아닌 입장 표명이라는 점, 오해였다는 표현으로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사과문 재작성과 촛불집회에 나와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과문 재작성은 거부했고, 촛불집회 참석 사과에 대해서는 ‘때가 되면 언젠가는 나갈 것’이라 했다”고 말했다.

김영순 대표는 “사과문 재작성에 대해서 한 번 했기 때문에 또 할 수 없다는 이야기와 세대차이가 있어서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라는 해명을 했다. 또, 사드를 반대하는 군민 의견을 들어달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군민 90%가 제3부지를 원한다. 마음이 아프지만 군민을 설득해 제3부지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며 “군수직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군수에서 물러나면 일할 사람이 없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군수와 여성단체 면담에 동석한 성주군 관계자들은 모두 “재사과 요구에 대해 성주군과 군수님 의견은 어떻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권도기 기획감사실장은 “여성단체에 가서 들어라.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조익현 비서실장은 “조리있게 말을 잘 못해서…왔다갔다 하다가 잘 못 들었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지난 7일 성주군 사회단체장과 간담회에서 사드 반대 투쟁 여성들을 향해 “술집하고 다방하는 것들”이라는 등 여성비하 발언 녹취록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이에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19일 성주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군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김 군수는 사과를 약속한 바 있다. 또, 성주군민 김 군수를 모욕죄로 집단 고소인단 모집에 성주군민 1,200여 명이 동참했다.

논란이 커지자 23일 김항곤 군수는 홈페이지에 ‘언론보도 관련 입장 표명’을 올렸다. 내용은 “여성을 비하할 마음이나 다른 뜻은 추호도 없었다”라며 “본의 아니게 그날 저의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군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군수로서 밤잠을 설치며 군정의 안정과 군민의 화합을 걱정해왔다…(지난 7일) 여성 관련 발언은 어느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