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문화재단 설립 설명회, 공공도서관 위탁 진통

    “도서관의 본질은 책, 위탁 도서관 돈 받는 사례 늘어나”
    “공공성 담보한 기관 수탁하면 문제 될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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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0-04 12:07 | 최종 업데이트 2016-10-04 12:07

    최근 문화재단 설립을 추진 중인 대구 북구가 공공도서관 재단 수탁 여부를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달 30일 북구청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북구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주민설명회에서도 논점은 재단 설립 자체보다, 공공도서관 수탁 여부에 맞춰졌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진행된 설명회는 재단 설립 타당성 용역을 맡은 한국경제기획연구원(한기연) 용역 결과 설명에 이어 강창일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전충곤 한국도서관협회 현장사업지원단장, 최수환 강북풀뿌리단체협의회 대표, 조두진 매일신문 문화부장 토론으로 진행됐다.

    “도서관의 본질은 책, 위탁 도서관 돈 받는 사례 늘어나”
    “공공성 담보한 기관 수탁하면 문제 될 것 없어”

    ▲지난 9월 30일, 대구 북구청에서 북구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지난 9월 30일, 대구 북구청에서 북구문화재단 설립을 위한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토론에서는 북구문화재단 설립 여부보다 북구 내 3개 공공도서관(구수산, 대현, 태전)의 재단 수탁이 쟁점이 됐다. 전충곤 단장은 “도서관의 본질은 책이다. 돈이 있든 없든 내가 보고 싶은 책을 누구든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위탁 사례를 보면 돈을 받는 도서관이 점차 늘고 있다. 대출증 하나 만드는데 천 원을 받는 식”이라고 말했다.

    전 단장은 “얼마 전에 3천 원 생리대를 훔치다 걸려서 문제가 됐었다. 월 3천 원이 없어서 생리대를 훔치는 게 현실”이라며 “대구 북구의 경우 취약계층이 많은 걸로 안다. 그런 곳에서 대출증 천 원 받으면, 돈 없는 사람은 책 못 빌린다”고 우려했다.

    최수환 대표는 문화재단 설립이 실상은 문화예술 발전보다 시설 관리를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도서관 위탁 논란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사업영역에 제시된 것을 보면 아주 화가 나는데, 아주 교묘하게 지역기관 관리 및 운영을 제일 첫 항목으로 올려놨다”며 “시설 관리를 제일 위에 올려둔 건 문화재단이 시설을 위탁하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용역보고서가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도서관이 문화재단에 들어갈 수 있는 근거는 문화예술진흥법에서 도서관도 문화예술 시설이라고 넣어놨기 때문”이라며 “도서관이 문화예술 시설이라는 건데, 도서관 자체가 문화예술 시설이라기보다 우리나라 문화예술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 도서관이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도서관 자체가 문화예술 서비스 기관으로 적합한가는 따져봐야 할 일”이라며 “도서관 외 다른 공간에서 기반이 조성된다면 굳이 도서관을 통해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북구문화재단

    반면, 조두진 부장은 “도서관은 책을 읽고 자료 수집하는 곳이 맞지만 지난 십수 년 열람실이 축소되고,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단순히 책을 빌리는 수준을 넘어섰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남아 있어야 하느냐, 시민 욕구에 부흥하거나 또는 리더해 가야 하느냐 했을 땐 전 후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부장은 “공공성이나 전문성 훼손을 우려하는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선출직 단체장이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영리사업을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어디에 위탁하느냐가 문제고 공공성을 가진 기관이 출자한 재단과 그렇지 않은 재단은 차이가 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조 부장의 의견에 대해 “도서관이 본연의 기능 외에 다른 정책을 하는 건 시민들이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사용하는 정책”이라며 북구가 도서관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8월 한기연은 북구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용역보고서를 북구에 납품했다. 한기연은 문화재단 설립이 경제적으로도 효율이 있고, 더 나은 문화 서비스를 주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며 설립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성 분석에서 오류가 발견되고, 주민 대상 설문조사가 편향됐다는 지적이 일면서 짜깁기 보고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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