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항곤 군수 촛불집회 장소 합의 어겼다”…성주투쟁위 군청 앞 항의농성

"다른 장소 보장 후 옮기기로 했는데 협의 없었다"
김 군수, "옮기는 것을 전제로 협의한 것"

19:38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가 촛불집회를 여는 군청 광장을 폐쇄한 김항곤 성주군수에게 항의하며 4일 군청 마당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성주군은 지난 2일 촛불집회가 열리는 시각에 군청 광장에 관용차를 주차한 채 청사 건물을 폐쇄하고 불을 껐다.

성주군청 폐쇄는 두 번째다. 김 군수는 8월 22일 국방부에 제3부지 검토를 요청하는 기자회견 후 곧바로 군청을 폐쇄했다. 23일부터 다시 개방했지만, 9월 11일 저녁 촛불집회 전 광장에 주차된 차량을 방치했다. 이후 투쟁위는 군청 맞은 편 성주문화원 앞 인도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길바닥 위 집회가 이어지자 참가자 안전 문제가 불거졌고, 투쟁위는 25일 성주군과 광장 사용에 합의했다.

투쟁위는 군청 폐쇄가 집회 방해 행위이며 투쟁위와 합의를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청 앞마당은 집회 신고가 이뤄졌고, 성주군과 협의 당시 안정적인 집회 장소 이전을 협의 후 옮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성주군은 집회 장소 이전 협의를 하지 않고, 2일부터 군청을 폐쇄했다. 지난달 25일 작성한 합의서에는 “(제3부지 발표 후)성주군청과 관련된 지역을 제외한 제3의 장소로 협의해서 옮긴다”고 나와 있다. 이에 투쟁위는 4일 오후 3시 성주군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 방해 중단을 요구했다.

김충환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성주문화원 주차장이나 이전 성주경찰서 주차장 공간을 보장하는 것으로 합의를 했는데, 전혀 협의가 되지 않고 있다. 합의를 성주군이 먼저 어겼다”고 말했다.dsc_7703

투쟁위는 “성주군수는 사드배치 철회에 나서지는 못할망정 막지는 말라”며 “답답할 때는 같이 하자고 부르더니 이제는 차량으로 막고, 퇴거명령으로 몰아내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만오천 국민을 버릴 수 있는 정부는 사천오백만 군민도 버릴 수 있다. 사천오백 군민을 버릴 수 있는 군수는 사만오천 명의 군민도 버릴 수 있다. 군수가 버려도 좋을 군민은 없다”라며 “군수는 기어이 성주 땅에 사드를 들이고자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배윤호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성주군민 대부분은 초전이든 성주읍이든 사드 배치를 원하지 않는다. 군수도 뜻은 같을 것”이라며 “(김 군수가) 중앙정부 정책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더라도 군민들의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막아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군수가 제3부지 검토를 요청해서 골프장으로 결정됐다. 군수가 사드를 끌어들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혜 원불교 교무는 “군수가 연휴 끝나고 다시 군청으로 오라고 할 줄 알았다. 외부 집회가 위험한데 계속 못 들어오게 한다. 집회 신고 날짜도 끝나지 않았고 평화롭게 집회한다. 우리 군민은 나라를 위해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항곤 성주군수
▲김항곤 성주군수

김항곤 군수는 군청 폐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리기 10분 전 김 군수가 현관에 나오자 한 성주군민은 “군수님이 분명히 이 장소로 나갈 때 협의해서 나가기로 했다”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김 군수는 손사래를 치며 “이 장소를 나가는 조건으로 협의한다고 한 것”이라며 “(군청 마당이) 개인 것은 아니지만, 법이 있다”라고 답했다.

투쟁위는 김 군수와 장소 이전 협의가 될 때까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매일 항의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농성 중인 배윤호 공동투쟁위원장
▲농성 중인 배윤호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