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 혁신 2년⋯공직사회 복지부동, 정치 기반 부재 걸림돌”

대구정치포럼 ‘너머’, 시정평가 공개포럼
“새누리 내에서 소통 이야기하면 ‘좌파’로 몰려”

16:22

권영진 대구 시장이 ‘대구 혁신’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당선된 지 2년이 훌쩍 넘어섰다. 권 시장의 휴대폰 메신저 상태 메시지는 여전히 “대구 혁신 권영진이 목숨 걸고 해냅니다”이다. 임기 절반이 지난 현재 권 시장이 이야기한 대구 혁신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대구정치포럼 ‘너머’는 6일 저녁 7시, 권영진 시장 취임 2년을 맞아 대구시정평가 공개포럼을 열었다. 포럼은 장태수 서구의원(정의당)이 사회를 맡고, 정해용 대구시정무조정실장이 발제자로,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연합 사무처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약 2시간가량 진행됐다. (관련기사=2년 차 권영진 시장⋯“최종 목표는 시티즌 오블리제”)

▲6일 대구정치포럼 '너머'는 권영진 대구시장 시정 2년을 평가하는 공개포럼을 열었다.
▲6일 대구정치포럼 ‘너머’는 권영진 대구시장 시정 2년을 평가하는 공개포럼을 열었다.

“권영진, 대구스럽지 않아⋯이전 시장과 다른 스타일”
공직사회 복지부동, 대구 정치기반 적어 걸림돌

조광현 사무처장은 권 시장이 호기롭게 대구 혁신을 외치며 당선은 됐지만,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보인다고 우려했다. 특히 조 사무처장은 대구 공무원 사회의 복지부동, 대구에 정치적 기반이 많지 않은 권 시장의 정치적 한계 등이 혁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처장은 “권영진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혁신과 행정 개혁, 주민참여에 대한 신념과 의지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후보 시절 결국엔 박근혜 마케팅으로 갔다. 박근혜의 눈물이다. 대구 혁신에 목숨 걸겠다는 것과 박근혜 눈물과 매칭되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조 처장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우려하는 측면과 기대하는 게 있기 때문”이라며 “시장 권영진도 후보 권영진이 가는 길을 가는 게 아닌가. 마지막엔 박근혜 마케팅으로 이겼고, 시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도 혁신을 이야기하다가 결과적으론 과거를 반복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 사무처장은 권영진 시장 취임 이후 대구시 공무원의 업무 능동성은 더 떨어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 처장은 “4개년 시정계획을 보면 시민에게 신뢰받는 공직사회를 실현하고 공무원이 일 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게 중요한 내용”이라며 “하지만 제가 경험하고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는 대구시 공무원의 복지부동은 지금 최악의 수준이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구시가 운영하는 시민원탁회의 운영위원이기도 한 조 처장은 시민원탁회의 운영 과정에서 겪었던 사례들을 들며, 대구시 공무원들이 적극적인 업무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조 처장은 “제가 만약 공무원이라면 소극적일 수도 있다. 왜냐면 일거리가 늘어나니까. 하지만 반대로 시장이 원탁회의에 관심 가지니까. 이 기회에 우리 부서 과제를 이슈화하고 제대로 추진할 힘을 얻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대체적으로 우리 부서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하지 말아주십시오라는 뉘앙스”라고 설명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또 조 처장은 권 시장의 정치적 기반이 대구가 아니라는 점도 걸림돌로 짚었다. 조 처장은 “권 시장이 대구스럽지 않은 건 확실하다. 이전 시장과 다른 스타일의 시장이라는 것도 분명하다.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있고, 소통하려는 의지도 있고, 시민과 스킨십도 있다”며 “하지만 시장만 다를 뿐 시정은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 권 시장의 한계일 수 있다. 새누리 당적을 가진 분이고, 그 세계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분이라는 측면도 있다. 대구 기반이 있는 분이 아니기 때문에 혁신을 할 수 있는 추진 동력이 부족하고 파트너도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혁을 이끌어갈 만한 주체적 세력이 형성이 안 돼서 의존할 수 있는 건 정무직 참모들뿐이다. 여기에 플러스 알파가 되어야 하는데, 그게 아직 어려운 거 같다”며 “외부 파트너가 있어야 하지만 시민단체도 파트너가 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권 시장 떠받쳐 주는 새누리당 식구가 많이 없어”
“소통 이야기 하면 저 사람은 ‘좌파’라고 이야길 한다”

정해용 실장은 조 사무처장의 지적에 대해 “혁신 추진 동력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고 공감했다. 그러면서 “권 시장 떠받쳐 주는 새누리당 식구가 많이 없다. 소통 이야기 하면 저 사람은 ‘좌파’라고 이야길 한다”며 “여기 계시는 분들께서 투표는 냉정하게 하더라도 시정 참여하고 할 때는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다. 다른 단체장이 대통령 하려고 들썩일 때도 절대로 들썩이지 않는다. 재선해서 대구 제대로 만들 때까지 엉덩이 붙이고 있고자 하니까 많이 도와주시라”고 말했다.

또 정 실장은 “공무원 복지부동이 심화했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저도 고민이 많다”며 “혁신부서에 자율적으로 일할 사람 데려다 놓으면 뒤가 구멍 난다”고 토로했다.

정 실장은 “장관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뽑을 수 있는데, 대구시 국장은 대구시 공무원 중에 연한 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괜찮은 사람이 있어서 ‘저 사람 데리고 일하고 싶다’ 그러면, 저 사람은 5급이고, 연한이 안 돼서 안됩니다 그럴 때마다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