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vs 박근혜] (1) 경찰은 기자·언론을 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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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7 15:14 | 최종 업데이트 2019-04-22 23:29

박성수(42) 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해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됐다. 4월 28일 구속된 박 씨는 보석신청도 기각 당했다. 5월 26일 대구지방법원 제2형사단독부(김태규 부장판사)에서 첫 공판이 열렸다. <뉴스민>은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중요한 사건이라 판단해 재판 과정을 상세히 보도할 예정이다.

#기자의 문자를 피의자 조서로 작성한 경찰

경찰에게 피의자 신분을 확인해 준 기자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한 첫 심리가 열렸다. 유인물을 제작한 박 씨 이외에도 배포한 혐의로 변홍철 씨 외 1명이 법정에 자리했다. 검찰 쪽 증인으로 수성경찰서 문 모 형사가 참석했다.

검찰은 문 형사에게 변홍철 씨 외 1인이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대통령 비판 전단지를 배포한 사실을 어떻게 확인했느냐고 물었다. 문 형사는 연합뉴스 김 모 기자를 통해 전단지 배포 사실과 배포자 2인의 신상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김 모 기자와 문 형사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를 증거로 제출했다.

문 형사는 “기자로부터 (전단지 배포한 두 사람이) 청도 송전탑 반대 시위에 종종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청도경찰서에 확인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기자는 박 씨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경찰에 건넸고, 전단지를 배포한 변 씨 외 1인의 신분 확인까지 도왔다. 변홍철 씨는 그동안 청도송전탑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기자들에게 관련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취재원의 신상을 경찰에게 제공한 기자, 공식적인 경로가 아니라 기자의 문자메세지로 사건을 수사한 경찰. 그리고 이를 증거로 제출한 검찰.

한국기자협회는 윤리강령 5조 ‘올바른 정보사용’을 통해 “우리는 취재활동 중에 취득한 정보를 보도의 목적에만 사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물론, 기자와 경찰은 관행적으로 정보를 주거니 받거니 한다. 다만, 취재활동 중 획득한 취재원의 정보를 경찰 수사에 제공했을 때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판단이 필요하다. 일개 시민이 국가원수인 대통령 명예훼손 전단지를 배포한 일이 공익을 훼손하는 일이라 여겼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기자에게 더는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가치가 아니다.

▲박성수 씨가 제작한 전단지(사진=페이스북)

#“허위사실 보도자료 배포해 기자들이 쓰도록 했다”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지 제작·배포와 관련해 경찰은 3차례 박 씨 등에게 소환장을 보냈다. 3차례 소환장을 보낼 때마다 혐의가 달라졌다. 1차는 ‘경범죄처벌법 위반’, 2차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3차는 ‘대통령 명예훼손’이었다. 전단지가 출판물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혐의가 달라진 이유에 대한 문 형사의 답변이다.

“사건을 접수하고 법리적 판단은 그때그때 달라진다”

상황은 그대로인데, 무슨 죄인지는 나중에 판단하겠다는 거다. 유죄 여부를 따지려면 법률의 어떤 부분을 어겼는지 판단해 수사할 일이 아닌가. 수사 먼저 하고 죄명을 가져다 붙이는 식이라니. 이어 전단지를 출판물로 판단한 이유에 대한 답변이다.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은 언론사를 통한 간접정범으로 봤다. 허위사실을 보도자료로 보내 기자들이 기사를 쓰도록 해, 출판물을 이용해 VIP의 명예를 훼손한 '간접정범'의 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그렇다. 경찰도 전단지를 출판물로 우길 수는 없었다. 다만, 피의자가 출판물을 운영하는 기자를 동원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주장이었다. 아무리 터무니없는 기사가 넘쳐난다지만, VIP도 아닌 시민이 기자의 기사작성권을 쥐락펴락한다는 발상은 이해하기 어렵다. 기자와 언론사를 폄훼할 의도가 아니면 무엇인가.

검찰 측은 전단지가 허위사실을 담고 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윤회 증인신문조서를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변호인은 정윤회 씨 이야기만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대통령 염문설을 최초로 제기한 <조선일보> 최보식 기자를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양 측 모두의 증거 제출을 거부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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