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석의 신비한 우리말 산책 (22)

가루, (나무-)켜, (가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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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4 10:17 | 최종 업데이트 2015-07-21 19:21

오늘은 수메르어 단어 하나를 간단히 소개하는 가운데 연구개음 /k/의 다양한 변화를 관찰해보겠다.

수메르어 <?r>에 필자의 그동안의 음운이론 즉 “자립적 모음 앞에 연구개음 g/k를 재구할 수 있다!”라는 점을 적용해보자. 그러면 위 글상자 안의 ①줄에서와 같이 k를 재구성 할 경우 수메르어 <?r>는 현대 한국어 <(나무-) >와 기원적으로 동일한 말이었음이 드러난다.

음운적으로 무성음 /k/는 현대 한국어에서 기식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이 기식성질이 소멸하면 유성음 /g/로 됨이 일반적이다. 그렇게 된 변화갈래에서 ㉮줄의 <가루>, <갈아~>와 같은 한국어 어휘들이 탄생했을 것으로 추정이 된다.

②줄의 /ㅊ/음은 ‘줄’의 뜻을 가진 chain(체인)에서의 <ch>과 같고, ③줄의 /ㅈ, ㅉ/음은 필자의 편의상 유성음과 무성음 구분 없이 <zh>로 표기함인데 이 두 종류의 말소리는 윗-잇몸(치경) 부근에서 조음이 되는 것으로 그 근원은 /k/가 구강의 앞쪽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발생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음운변화는 “구개음화”라는 명칭으로도 호칭되고 있으니 다음의 든 어휘용례들이 그러한 변화의 예가 된다.

가르--다 [방언형]? =? 가르--다??? “teach"
??? =??? ? [방언형]??? //??? 도-? =? 도- [방언형] “ax"
??? =??? ? [방언형]? "road"

수메르어 <?r>의 재구성을 통해 살펴본 위 글상자 안의 내용과 같이 굉장히 다양해 보이는 현대 어휘들은 그 처음의 본 모습에서는 하나의 원형으로 소급되고, 그 최초의 원형에서 음운적으로 분화됨과 동시에 의미적으로도 서서히 분화되는 과정을 통해 오늘날의 어휘들이 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현대 한국어와 현대 영어가 그 기본단어에서 2,000여개 이상 동일하다는 필자의 주장은 두 언어가 기원적으로 동일함에 대한 충분한 증빙이 되고도 남을 어휘 숫자가 된다.

-able, -ment, -tic, -tion? 따위의 파생접사가 붙어 후대에 생겨난 말들로 인해 사전에 수록된 어휘의 양이 방대하게 불어났을 뿐 기본 어휘들에서 이만한 동일성이면 심각하게 두 언어권의 동일성을 연구하여야 하고, 어떤 어족에 속하는 지조차 규명하지 못하고 이젠 방치 단계에까지 이르고 만 우리말의 연구풍토에 뜻있는 사람들은 깊이 반성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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