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총장 취임식 강행 저지 학생들 신상 파악…’블랙리스트’?

A과 학과장, "학생들 사진을 들고 와 일반인 찾겠다는 게 말 안 된다"

16:39

경북대학교가 18대 김상동 총장 취임식 강행을 저지하기 위해 모였던 학생들 신상을 파악해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북대 학생처는 총장 취임식이 열린 지난 2일 이후 총장 취임식 저지를 위해 모인 학생들 신상을 파악한 사실이 9일 확인됐다.

경북대 A과에 따르면, 지난 3일께 학생처 직원이 연기를 요구하며 총장 취임식 강행을 저지하던 학생 사진을 과사무실로 들고 와 이름 등을 확인했다. 사진에 등장한 학생 3명은 모두 A과 학생이었고, 소리를 치는 등 감정이 격해진 순간의 사진으로 알려졌다.

A과 학과장은 “학생처에서는 블랙리스트를 만들려는 게 아니라고 부인했다.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학과 차원에서 강력히 항의한 후에 다른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학생처는 A과의 항의에 “블랙리스트를 만들려는 게 아니다”, “일반인이 있어서 찾기 위해서” 등 해명을 전했다. 하지만 A과 학과장은 “과 학생들 사진을 들고 왔으면서 일반인을 찾겠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현재 학생처는 해당 학생들에게 별다른 조치는 하지 않았다. A과 등은 이 사안으로 학생 징계 등 불이익이 발생한다면 강력히 대응할 계획이다.

한편, <뉴스민>은 학생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외부 행사 중”이라는 이유로 연결되지 않았다.

▲지난 2일, 경북대 총장 취임식. 경북대는 취임식 10분 전 장소를 본관 중앙회의실로 변경하고, 직원들은 입구를 막았다.

지난 2일 경북대는 학생, 교수 동문 등의 총장 취임식 연기 요구로 취임식 10분 전 장소를 변경하고 직원들로 입구를 막은 후 취임식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 교수 등과 입구를 막은 직원들은 취임식이 열리는 1시간가량 실랑이를 벌였다. ‘경북대학교 민주적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범비대위)’는 2순위 후보가 임명된 과정 진상 규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