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단체, 대구까지 쫓아와 “박원순 물러가라” 소동

박원순 서울시장, 대구 찾아 특강
“반기문, 국내 물정 모르는 부분 많아”

19:58

친박단체 회원들이 박원순 서울시장(더불어민주당) 강연이 예정된 대구까지 쫓아와 박 시장을 비난했다. 설전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박원순 시장은 20일 저녁 7시 대구시 남구 대구대 대명캠퍼스에서 특강에 나설 예정이었다.

▲친박단체 20여 명이 박원순 시장 강연장을 찾아 박 시장을 비난했다.

친박단체 회원 20여 명은 저녁 6시께부터 “탄핵주동자 박원순은 썩 물러가라”고 쓴 현수막과 태극기, 성조기 등을 들고 박 시장을 기다렸다. 하지만 경찰이 곳곳에서 이들의 돌발 행동을 대비해 막아서서 큰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다. 박 시장은 큰 충돌 없이 강연장으로 들어와 강연을 마쳤다.

앞서 오후 4시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은 박 시장은 사법시험 합격 직후 대구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한 것과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이사를 지낸 점 등을 거론하며 대구와 인연을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이 20일 오후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박 시장은 “고향이 창녕이다. 창녕이 경남이지만 실제론 대구권”이라며 “검사도 여기서 1년 했고,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이사도 했다. 이정도면 대구 시민이라 해야겠지요”라고 말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외교적 자산이고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자리는 대한민국 국민이 다음에 하려면 수백 년은 걸릴 중요한 자산”이라면서도 대통령으론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대통령이란 자리는 조금 다를 것 같다. 국내 문제는 복잡다단해서 준비된 사람이 아니면 정말 이끌어가는 일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또, “국내에 들어오셔서 여러 가지 실수하는 걸 보면 국내 물정 잘 모르는 부분이 굉장히 많지 않느냐”며 “어찌 됐든 이번 대선은 국민의 절박한 기대, 개혁에 대한 요구를 능숙하고 스마트하게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드문제에 대해서는 “사드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가에 대해서 전문가 반대 의견이 상당하다”며 “무엇보다 외교가 뭘 하는가에 대해 의문이 있다. 외교가 실패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미국이 혈맹이고 가장 강력한 우방이지만 할 말은 하고 교섭을 해서 사드 배치 외에 북핵에 대한 대응을 강구해야 한다”며 “새로 미국 정부가 출범하는데 새롭게 외교 정책을 펴나갈 생각”이라고 사드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박 시장은 기자간담회 후 대구-서울 상생협력 합의각서(MOA)를 체결했고, 서문시장 화재 피해 성금 3억 원을 전달했다. 합의각서 체결 이후에는 서문시장을 방문해 경과보고와 추후대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