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김천 주민들 “롯데, 사드 부지 제공 말고 국민과 함께 가자”

롯데 이사회 개최하자 성주, 김천, 원불교 100여 명 비상 집회 열어

18:51

“미국은 한국을 우방국으로 여긴다면 정상적인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정의는 이기고 역사는 기록합니다. 롯데 이사회 개최는 일종의 보여주기였다고 믿고 싶습니다. 롯데는 국민들을 믿고 함께 가야 합니다” (이종희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

3일 롯데상사가 이사회를 열고 성주골프장-남양주 군용지 교환 타당성을 검토하자, 골프장 인근 성주·김천 시민 100여 명이 오후 2시 소성리 마을회관 앞으로 모여 “사드배치 철회”를 외쳤다.

주민들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 방한에 맞춰 이사회가 열리자, 정부가 미국에 대한 선물로 계약 체결을 압박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롯데는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중국 사업장 세무조사 등 압박을 받는 상황이 변수로 있지만, 지난해 11월 국방부와 부지 맞교환을 큰 틀에서 이미 합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 의결은 불발됐고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는 이날 12시경 긴급 성명을 내기도 했다. 투쟁위는 “소성리와 월명리, 노곡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대대손손 살아온 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지 성주, 김천 그리고 원불교의 성지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반도에 군사적 위기가 고조되는 것을 막고 동북아 주민들의 평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의로운 행동”이라고 밝혔다.

김종경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 기획위원장은 “이사회 소식을 듣고 양파밭에 있다가 달려왔다. 롯데는 촛불민심과 정부 눈치를 적당히 보고 있다. 성주 촛불 200일, 김천 촛불 160일을 넘었다. 우리는 흔들림 없이 초심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주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이장도 “나는 이 동네에 나고 자라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우리는 사드가 들어온다면 길목에 드러누울 각오도 돼 있다. 죽을 각오로 막을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한겨레>등 언론에 따르면 이날 롯데상사는 오전 9시부터 2시간가량 이사회를 열었지만 별다른 결정은 하지 못했다. 롯데 측 관계자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고 대신 받는 토지의 가치나 사업성 등 검토할 내용도 많아 이날 한 번의 이사회에서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앞으로 몇 차례 관련 이사회가 열어 계속 검토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