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초 학생·학부모들 대구시의회 찾아 “대동초 살려달라”

8일부터 대구시의회 247회 임시회 시작
지난달 대전시의회 전교생 22명 분교 통폐합 제동 주목

14:41

대구 북구 대동초등학교 통폐합 문제가 대구시의회에서 본격 다뤄지게 됐다. 8일 대구시의회는 새해 첫 임시회 일정을 시작했다. 8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되는 247회 임시회에서는 대구 시청과 교육청 주요업무보고를 비롯해 18개 조례안을 심사한다.

특히 17일 교육위원회는 대동초 통폐합을 결정하는 ‘대구광역시립학교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심사한다. 대동초와 산격초등학교 통폐합을 진행 중인 대구 교육청이 발의한 조례는 17일 상임위를 통과하면 22일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하지만 지난해 달성군 유가초등학교 통폐합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은 데다, 대동초 학부모와 학생들도 통폐합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조례안 심사에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달 대전시의회가 비슷한 문제를 겪었던 전교생 22명의 분교 통폐합에도 제동을 걸기도 해서 대구시의회의 결정에 이목이 집중된다.

대전시의회는 대전교육청이 발의한 ‘대전 시립학교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심사하면서 길헌분교 통폐합 안을 삭제하고 수정 의결했다. 의회는 대전교육청이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마을 주민과 학부모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는 등 행정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종합적인 용역 실시 후 통폐합을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의견을 밝혔다.

대구시의회도 갈등이 큰 대동초 통폐합에 교육청 편에서 손을 들어주기도 부담이다. 지난해 유가초 통폐합 당시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은 “소규모 학교 통폐합과 같이 지역사회와 교육수요자의 공감대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계획단계부터 현장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다시는 지역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추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동초 학부모와 학생들이 8일 대구시의회를 찾아 통폐합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동초 통폐합에 반대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교육청이 강압적으로 통폐합에 찬성할 것을 종용하고, 부적절한 혜택으로 학부모를 회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의회가 시작된 8일 오전 9시 30분에도 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례안 부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지역구 국회의원, 시의원 면담, 시의회 의장 면담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교육청이 조급하고 무리하게 담임 교사를 앞세워 어린 학생들을 회유하고 학부모 찬성의견까지 조작하면서 불법적으로 (통폐합을)집행한 것은 대구교육박물관 건립을 위해서”라며 “강제적 폐교 위에 세운 박물관은 두고두고 비난을 받게 되며 시의회 또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시의회 교육위원들은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재차 “대구시의회 의장은 유가초 통폐합 조례안 추진 당시 대구교육감에게 지역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한 바 있다”며 “지금 대구교육감은 시의회 의장 경고를 무시하고 있다”고 류규하 의장이 의회 역할에 충실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교육청이)시민의 대의기구인 의회 권력을 거수기로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대구시의회는 대의 기구로서 품격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부결을 통해 강력히 경고해야만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