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으로 번지는 온정···성주투쟁위, 요양병원 미술 봉사

17:18

“와줘가 얼마나 고맙노. 이 가방 예쁘게 만들어서 손녀 갖다 줄란다”

성주 사드 투쟁에서 시작한 따뜻한 인연이 지역사회로 이어지고 있다. 16일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여성분과와 성주군 열린지역아동센터 직원 20여 명이 성주 효요양병원 등 지역 요양병원 두 곳을 찾았다.

오후 2시가 되자 효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70~80대 노인들이 성주투쟁위가 봉사 장소로 지정된 세미나실로 모여들었다. 천천히 걸어오는 할머니들은 무슨 재미난 일인지 궁금한 듯 화색을 띠었다. 흥에 겨워 앉은 자리에서 노래를 한 곡조 뽑는 할머니도 있었다.

이날 성주투쟁위는 준비한 에코백에 파란 나비 도장을 찍어 나눠주고, 노래와 율동도 선보였다.

권옥희(78) 씨는 에코백에 도장을 찍어 꾸미면서도 손녀 생각에 잠겼다. 포항에 사는 손녀는 이제 고등학생이 돼 병원을 자주 찾지 못하게 됐다. 이따금 권 씨가 집에 방문할 때 에코백을 가져다줄 생각이다. 권 씨는 “우리 손녀 예림이 가져다 줄란다. 보고 싶다. 오늘 봉사자들 덕분에 그림도 그려보고 즐겁게 보낸다”고 말했다.

이혜경 성주투쟁위 여성위원장은 “어르신들 요양병원에만 있으려면 마음도 갑갑하실 것 같아, 성주투쟁위에서 봉사를 준비했다”며 “어르신들은 소식을 접할 기회가 없어 잘 모르시는 분도 계시지만, 집회에 나오고 싶어 하시면서도 사정이 어려워 나오지 못하는 어르신도 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계속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