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2.28공원 앞 ‘평화의 소녀상’ 세워···”성노예, 인류사에 더 있어서 안 돼”

향후 3자 협의 거쳐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또는 제3의 장소로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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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1 16:12 | 최종 업데이트 2017-03-01 16:13

진통 끝에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됐다.

1일 오전 11시 대구평화의소녀상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대구소녀상추진위)는 대구시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앞 인도에 ‘평화의 소녀상’을 임시로 설치했다. 소녀상 옆에는 모금한 시민의 이름을 새긴 나무 동상을 세웠다. 추진위는 향후 대구시, 중구와 협의를 거쳐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 또는 제 3의 장소로 옮길 계획이다.

대구시, 중구와 협의가 지지부진하면서 대구소녀상추진위가 대구백화점 앞 설치를 강행할 것으로 알려져 이날 상인회 등과 충돌도 우려됐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오후 대구소녀상추진위, 대구시, 중구는 3자 협의를 거쳐 2.28공원 인근에 임시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중구는 2.28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에 임시 도로점용허가를 내주고, 대구시는 소녀상 유지관리를 위한 감시카메라 설치, 예산 확보 등에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2.28공원 내로 소녀상을 옮길 경우 관련 절차를 2개월 이내에 마무리하고, 제 3의 장소로 옮길 경우 3자가 합의해야 한다는 단서도 달았다.

김성팔 대구소녀상추진위 공동대표(대구대 교수)는 “많은 시민이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설치를 원했으나, 중구청 등과 다시금 동성로에 세우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하에 임시로 이곳에 설치했다”며 “오늘 소녀상 설치는 민, 관이 합동으로 뜻을 모은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팔 대표는 “이 소녀상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상징이다. 여성이 전쟁에 성노예로 동원된 역사는 인류사에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서글픈 일”이라며 “일본은 아직도 세계 인류사에 반성은커녕 법적 배상도 하지 않으려고 사실을 오도하고 있다. 이제 몇 분 남지 않은 일본군 강제 동원 성노예 할머니들을 대신해 소녀상을 세운다”고 설명했다.

이날 많은 시민이 소녀상이 세워지는 모습을 보며 사진을 찍기도 하고, 목도리와 모자를 준비해 소녀상에 씌웠다. 꽃을 건네면서 눈시울을 붉히는 이도 있었다.

장서영(43, 북구) 씨는 “대구시민으로서 당연히 소녀상이 설치되기를 바랐다. 40대가 되니 이분들이 겪은 고통을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독립을 위해 얼마나 애쓰셨을지 상상이 된다”며 “먹고 살기 힘들어도 지금 시국을 보고 참을 수 없었다. 대구 정서상 앞서서 나서는 분들은 많지 않아도 더 열렬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길을 지나던 배 모 씨(19, 중구)도 “많이 옛날 일이긴 하지만 (소녀들이) 너무 안쓰럽다. 그 시절에 나였으면 슬펐을 것 같다”며 “일본이 소녀상에 대해 계속 뭐라고 하는 건 정말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대구소녀상추진위는 이날 오후 4시 대구백화점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제막 문화제를 열고, 오후 6시 2.28공원 앞 인도에서 제막식을 연다. 제막식에는 권영진 대구시장, 윤순영 중구청장도 참석 여부를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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