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징계받은 대구교대 남승인 전 총장 교단 복귀 논란

남승인 전 총장 대학원 수업으로 복귀
재학생, 시민단체 "수업 철회", "사퇴"
대구교대, "본인이 사퇴하는 방법 뿐"

14:04

학생 성희롱, 폭언 사건으로 징계받았던 남승인(64) 전 대구교대 총장이 다시 교단에 서 논란이 일고 있다.

남승인 전 대구교대 총장은 지난 3월 2일 자로 대구교육대학원 수업에 나섰다. 남 전 총장은 ‘초등교육수학세미나’, ‘영재교육론’ 두 과목 6학점 강의를 맡는다.

남 전 총장은 지난 2014년 8월 해외 연수 중 학생회 간부에게 성희롱, 폭언을 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을 빚었다. 당시 교육부는 남승인 전 총장은 검찰에 고소했고, 2015년 3월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검찰도 성희롱 재발 방지 교육을 받는 조건으로 남 전 총장을 기소유예 처분했다.(관련 기사 : 대구교대 총장, 학생회 간부에게 성희롱, 폭언 논란<2014.09.11>)

지난 2016년 연구년으로 수업이 없었던 남승인 전 총장은 정년 1년을 남겨두고 올해 다시 교단에 섰다. 남 전 총장이 수업 의사를 밝히면 학과 추천 후, 총장이 최종 승인한다.

이에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6일 오전 10시 대구교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승인 전 총장의 교수직 사퇴를 요구했다.

특수통합교육과 홍진희(24) 씨는 “남승인 전 총장 성희롱 논란 당시 학교에 다니던 학생이자 대책위 간부였다. 미래 교육을 이야기하는 교대에서 성희롱 가해자가 강의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 교수에게 어떤 교육도 받고 싶지 않다. 본부도 또 다른 학생을 피해 상황으로 내모는 것임을 인지하고 예방에 적극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여기는 대학이다. 그것도 장차 미래 세대를 길러내는 교사를 양성하는 곳”이라며 “성폭력 피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가해자가 교단에 서서는 안 된다. 교수직을 유지하게 한 것도 대구교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후 참가자들은 최석민 대구교대 교무처장과 20분가량 면담을 가졌다. 대구교대는 남 전 총장을 파면하거나 수업에서 배제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최석민 교무처장은 “저희도 방법을 강구해 봤지만, 본인이 사퇴하는 방법 말고 없다. 명예퇴직이 가능한지도 교육부에 자문했는데,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며 “본인이 사퇴하는 방법이 제일 좋은데 안 하신다”고 해명했다.

이에 강혜숙 대표는 “수업을 배치하지 않는 것도 방법 아니냐”고 물었고,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도 “당시 피해 경험자가 한 명이라도 학교에 있다면 (남 전 총장이) 나가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최 교무처장은 “현재로썬 징계 상황이 끝났기 때문에 수업을 배치하지 않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기본적으로 학부 수업을 제한하는 것, 우리 대학도 학부 중심 대학인데 그 정도밖에 총장이 할 수 있는 최대 권한이더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오는 7일부터 남승인 전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대구교대 앞에서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