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대 200일, 1천명 촛불 켠 김천…김제동, “참외·포도 안심하고 키우는 게 국방”

김제동, “속 천불···한국 정부라면 한국 이익 생각해서 중·미와 협상해야”

23:36

김천 사드 반대 촛불집회 200일을 맞은 8일 오후 7시 김천역 광장 앞에는 시민 1천여 명이 모여 “사드 철회”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방송인 김제동,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인 김혜경 씨, 박보생 김천시장도 참석해 호응을 얻었다.

김천에서 율동으로 집회 분위기를 달궈온 ‘율동맘’의 몸짓 공연으로 집회가 시작했다. 율동맘 공연 이후 무대에 오른 김혜경 씨는 “이재명 시장이 와서 같이 손잡으려고 했는데 다른 일정으로 오지 못했다. 대신 나더러 꼭 가서 손잡아드리라고 했다”라며 “외로워 마십시오. 두려워 마십시오. 이재명이 사드 반대를 외치고 있습니다. 사드 가고 평화오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 씨가 마이크를 받았다. 김 씨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를, 국민 개인의 권리와 그 정신을 실현하는 것이 진짜 안보 아닌가. 대구경북이 만든 대통령이라면 대구경북 시도민을 배신해선 안 된다”며 “국방이란 레이더 범위 내에서 일한다는 불안감 가지지 않도록 기술 개발하고, 참외와 포도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짜 국방”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주 김천 시민에게 이렇게 대하고 국방을 입에 담을 수 없다···대한민국 헌법은 권력이 여러분에게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 무기체계, 국민에게 허락받을 의무가 정부에게 있다. 우리는 당연히 물어볼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사드 배치가 한반도에 이익이 된다면 미중이 반대하더라도 할 수 있다.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뭐라고 해도 배치할 수 없다.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대표할 정부로서 원칙을 세우고 중미와 협상해야 한다. 그것이 외교”라고 꼬집었다.

유선철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롯데가 사드 부지를 제공한 27일 광장이 울음바다가 됐다. 명백한 탈법, 위법이다. 이런 정부를 방관할 수 없다. 국민의 정의, 진실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희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김천 시민들 덕분에 우리 성주가 덜 춥다”라며 “단군 이래 가장 패악한 박근혜 정부의 말로를 지켜보고 있다. 박근혜가 내려오고 사드도 내려오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이날은 가수 인디안순이·몸짓패 선언 등의 공연이 이어져 호응 속에서 집회가 끝났다.

같은 날 오후 2시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서는 300여 명이 참여한 집회가 열렸다. 성주·김천시민과 원불교도들은 이날부터 소성리 마을회관 일대에서 철야농성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