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리에 모인 대한민국 시민들, “한반도에 배치하려는 사드 안 돼”

“촛불 꺼트리지 말고 사드 철회”···소성리 수요집회 350여 명 참석
천주교, 원불교 등 종교계 참여...외신 관심도 집중

21:12

진밭교 앞 삼거리에 ‘평화’ 목소리가 출렁였다.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을 지나 약 1km를 거슬러 가면 나오는 진밭교. 이곳 삼거리 롯데골프장 방면은 지난 7일 국방부의 사드 전개 강행 이후 경찰이 상시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15일, 경찰통제선 앞으로 원불교 교무들이 연좌했다. 이들은 원불교 성지인 정산종사 구도길 출입통제에 반발 중이다. 오후 2시께, 천주교인들의 묵주기도행렬이 오른쪽 길에서 몰려오며 삼거리는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경찰이 불법적으로 길을 막고 있는 이곳에서, 원불교 교무님들이 우리 평화 행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웃 종교 교무님들과 함께 사드배치 철회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황동환 성베네딕도회왜관수도원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에 강선욱 원불교 교무도 “종교인들이 평화를 위해 협력할 것이다. 평화 위한 사람들도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불법 패악 사드는 물러가고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며 “그때까지 기도를 멈추지 않겠다. 정산종사는 종교의 근본이 하나라고 했다. 평화를 향한 마음으로 모두 하나 될 것”이라고 호응했다.

박근혜 씨 탄핵 이후 다시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매주 열리는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수요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시민 350여 명이 모여 “사드 철회”를 외쳤다. 이날은 노르웨이 공영방송국인 <NRK>, 러시아 방송사 <RUSSIA 24>, 중국 <신화통신> 등 외신의 관심도 높았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수요집회에는 종교인들의 참여가 돋보였다. 천주교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등 천주교인 20여 명은 오후 1시부터 진밭교에서 약 1km 거리에 있는 ‘평화계곡 피정의집’에 모여 평화미사를 열고 집회에도 참여했다.

김충환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최순실 사기극에 이은 두 번째 사기극이 사드 사기극이다. 정식 합의서도 없는 사드 배치는 무효”라며 “지난 7월 성주군청에서 시위가 있을 당시 안종범 수첩에는 외부세력론으로 성주를 고립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더 이상 외부세력론은 통하지 않는다. 사드는 성주가 아닌 대한민국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평화를 위하는 모든 국민들이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해 나설 때”라고 말했다.

김종경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한미 간 조약이 맞다는 국방부 주장을 인정하더라도 사드 전개는 국민 동의 없이는 안 된다. 막대한 재정이 들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정치권이 방관했지만 이제 곧 야당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것이다. 미국은 대선 전에 사드를 배치하려 하지만, 적어도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는 사드 배치를 보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해철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박근혜가 내려오고 나서야 이곳을 찾았다. 미중 싸움에 대한민국이 죽어간다. 사드는 대한민국에 필요 없다”라며 “박근혜는 내려갔지만 정책은 아직 유지되고 있다. 촛불을 끄지 말고 구석구석 숨어있는 적폐를 뿌리 뽑자”고 지지했다.

집회 이후 참가자들은 진밭교 앞 삼거리까지 행진했다.

이날부터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등 천주교 단체는 매주 수요일 평화미사 이후 집회에도 함께할 계획이다. 또, 오는 18일에는 초전면 하나로마트부터 소성리마을회관까지 행진하는 평화 발걸음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