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평화발걸음 롯데골프장 턱밑까지 간다···법원, 경찰 집회 제한 제동

18일 성주 소성리 평화시위 4,000명 참여 예상 “이제는 사드 철회다”

23:52

18일 열리는 사드 철회 평화 걷기대회 장소 일부를 경찰이 금지했으나 법원이 뒤집었다.

17일 대구지방법원 제2행정부(부장판사 서경희)는 경찰의 옥외집회신고제한통고처분의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 앞서 13일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는 18일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성주 롯데골프장 정문까지 행진을 위해 집회 신고를 냈다. 성주경찰서는 15일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을 근거로 진밭교 삼거리~롯데골프장 정문 구간의 행진은 제한했다.

▲진밭교 삼거리에서 대치하고 있는 성주 주민들과 경찰. 진밭교를 지나서 약 1km를 더 가면 골프장이 나온다.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18일 평화 걷기대회 참가자들은 오후 3시 30분부터 3시간 동안 롯데골프장 정문 앞 25m까지 행진할 수 있게 됐다.

재판부는 “우려되는 사정(차량통행 장애, 안전사고 등)이 헌법과 법률에 따른 ‘집회의 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 원칙을 배제할 만큼 중대하지 않다”며 “피신청인(경찰)이 위 처분을 정당화할만한 추가적 자료를 제출할 때까지 그 효력을 정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집회의 자유는 개인의 인격발현의 요소이자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국민들이 집회를 통하여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집단적으로 표명함으로써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집회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한 불가결한 근본요소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집회의 자유는 집회의 시간, 장소, 방법과 목적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보장하고, 집회 장소는 집회의 목적과 효과에 대하여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누구나 ‘어떤 장소’에서 자신이 계획한 집회를 할 것인가를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만 집회의 자유가 비로소 효과적으로 보장된다”고 덧붙였다.

성주투쟁위는 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김충환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법원 결정이 당연하다. 국가권력을 동원해서 주민들의 뜻을 가로막는 것은 앞으로도 없었으면 좋겠다”며 “전국에서 평화버스를 타고 수천 명의 평화를 염원하는 분들이 많이 온다. 이 목소리는 전국에 알려질 것이고 사드도 철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골프장 길이 열리면서 시민 4천여 명이 18일 사드배치 예정지 턱밑까지 모여 “사드 배치 철회”를 외칠 수 있게 됐다.

이날 성주투쟁위 등 7개 단체가 주최하는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 행사는 급박하게 추진되는 사드 배치를 막기 위해 계획됐다. 현재까지 이동식 사드 발사대 2기 등 사드 일부가 국내에 반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최 측은 “법적 근거 없이 추진되는 사드 배치는 원천무효임에도 탄핵 박근혜와 공범들, 미국에 의해 사드 배치가 강행되고 있다”며 “사드 발사대가 반입되고 레이더 반입도 예정되는 상황에서 한국 배치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이에 성주, 김천, 원불교, 시민사회가 의지를 모아 사드 배치 중단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드 배치는 주민 동의, 환경영향평가도 없이 성주 롯데골프장을 점거해 군사기지로 만들었다. 주민을 겁박하고 원불교 순례길마저 가로막고 있다”라며 “북한 미사일을 막을 수 없는 사드는 결국 동북아 신냉전을 부르고 평화를 위협할 것이다.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은 불법 사드배치에 결연히 대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단체에서 모이는 행사인 만큼 이날 행사는 단체별 사전 행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오후 1시부터 ▲성주군 초전면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소성리 마을회관까지 ▲김천 농소면사무소에서 소성리 마을회관까지 행진하는 ‘평화발걸음’ 행사가 잡혀있다. 같은 시각 원불교는 성주성지 대각전에서 평화법회를 열고 오후 3시 30분까지 정산종사 구도길 등 원불교 성지 순례를 한다. 또한, 민주노총 등 일부 단체는 개별 집회도 열 계획이다.

이후 오후 3시 30분 본 대회인 범국민대회를 마을회관 앞에서 1시간가량 열고 ▲롯데골프장 정문까지 평화행진 ▲오후 6시 30분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연다.

박수규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상황실장은 “연대에 감사드린다. 성주 투쟁위는 주민들과 함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우겠다. 끝까지 싸워서 불법 사드를 기필코 사드를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원불교성지수호비상대책위,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 사드배치저지부산울산경남대책위, 사드한국배치전국행동,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이 주최한다. 이날 심상정, 김종대(정의당) 국회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인인 김혜경 씨가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