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보수 망친 박근혜 전 대통령, 국민 앞에 머리 숙여야”

탄핵 불복한 자유한국당과는 선 그어...대구 보수층 지지 호소

12:52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이 탄핵 후 처음으로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공적인 사람으로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개인 박근혜에 대해서는 구분해서 생각해왔다”며 헌법재판소 결정에 불복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3월 19일 바른정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연 유승민 의원.

유승민 의원은 19일 오전 바른정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가 보수를 망쳤습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그 책임이 있다. 그런데도 박 전 대통령은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았다”며 “박 전 대통령은 이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 국민 앞에, 역사 앞에 머리를 숙여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스스로를 진박이라고 부르는 정치꾼들이 대통령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그들의 행동은 박 전 대통령을 구하기는커녕 더 망가트리고 있다. 진탁 타령이나 하면서 시민들의 눈과 귀를 가린 자들은 더 이상 한국정치와 보수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고 정치에서 퇴출되어야 한다”며 자유한국당 친박 정치인을 향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과 진박들은 저 유승민을 배신자라고 공격했다. 과연 누가 배신자입니까”라며 “권력 앞에서 대통령 잘못을 지적하고 나라가 똑바로 가도록 할 말을 다한 저 유승민 왜 그런 음해를 받아야 하느냐. 이제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탄핵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일 뿐, 대구에 대한 탄핵이 아니다.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소명이다. 대선에 나온 후보 가운데 경제와 안보 두 축을 굳건히 지킬 후보는 경제전문가, 안보전문가인 저 유승민 밖에 없다. 본선에 가서 문재인 후보를 이길 사람은 누구입니까?”라며 “대구 시민들이 보수혁명을 시작해 주십시오. 유승민이 앞장서겠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탄핵 이후에도 지지율이 크게 오르지 않는 점과 관련해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과 자유한국당이 탄핵 결정에 승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 했다”면서 “헌재 결정까지 난 이 마당에서 문제가 정리되지 않고, 보수 정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범보수진영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유 의원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말씀을 드렸던 것이다. 그러나 탄핵에 반대하고 헌재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는 후보가 자유한국당에서 나온다면 절대 단일화할 수 없다”고 말하며 “지금 자유한국당의 개혁, 개과천선에 대해 사실상 현실적으로 기대가 없다”며 자유한국당과 선을 그었다.

또, 국민의당과 단일화에 대해서도 “사드와 같은 안보 문제가 다르다”며 사드(THAAD·고도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입장을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유 의원은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도리는 계속 하겠다. 그러나 사람을 그렇게 쓴 박근혜 전 대통령 책임이 제일 크고, 이를 이용해 호가호위한 사람들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유승민 의원은 지역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오후에는 대구시당 당직자 및 지지자와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