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31일 행사 앞두고 노점 설치하려는 상인과 철거 놓고 갈등

30일 지저동 금호강 둔치서 철거 놓고 대치 상황 지속
동구, "시민 통행 방해" vs 노점상 "잔칫날 이틀만 하려는데..."
길 좁고 행사장 입구라 시민 의견도 엇갈려

19:06

30일 대구시 동구(청장 강대식)가 행사 기간 금호강 둔치 인근에서 노점을 운영하려던 상인들과 마찰을 빚었다. 동구는 오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금호강 둔치 지저동 축구장 일대에서 어울림 한마당과 벚꽃길 경관조명 점등식 행사를 진행한다. 동구는 길이 좁아 시민 통행에 방해가 된다며 철거를 요청했고, 노점상인들은 생계를 위해 이틀 동안 운영하려는 노점인데 철거만 고수한다며 반발했다.

▲31일 동구 행사를 앞두고 지저동 아양기찻길 인근에서 노점을 준비하던 상인들이 쌓아둔 자재 위에 동구가 자진 철거를 요청한 계고장이 붙어 있다.

이날 오전 노점상인 10여 명은 동구 지저동 금호강 둔치 일대에 노점 8동을 운영할 자재를 쌓아뒀다. 이에 동구는 도로법 위반을 이유로 12시까지 자진 철거를 요구하는 계고장을 발부했다. 자진 철거가 이루어지지 않자, 동구는 노점 설치를 하지 못하도록 자재 운반을 막았고, 오후 4시께는 투입된 철거반 직원들과 이를 저지하는 노점상인들 간 마찰이 생겼다.

노점상인 이재훈(51) 씨는 “우리도 생계를 위해 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만 운영하려는데 이마저 막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며 “행사장 안에는 푸드트럭도 모집해놨다고 하는데 강제철거하려는 시도에 분통이 터진다. 우리는 시민이 아니냐”고 말했다.

동구 측은 행사장 입구인데다 길도 좁아 시민 통행에 불편을 주기 때문에 법대로 집행할 뿐이라는 태도다. 변헌 동구 도시디자인과장은 “행사장 안 푸드트럭은 위생을 포함해 허가가 이루어진 업체들이다. 좁은 길이라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데 법을 어기는 행위를 가만히 지켜만 볼 수는 없지 않느냐”며 “가능한 강제집행이 아닌 자진철거 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점 운영 자재를 철거하려는 동구와 이에 항의하는 노점상인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 반응도 엇갈렸다. 아이와 함께 유모차를 끌고 가던 시민 박 모(35, 지저동) 씨는 “왕복 2차선 도로 양옆으로 인도도 좁은데 노점까지 들어서면 통행에 불편을 준다”고 말했고, 둔치에 앉아 이를 지켜보던 이 모(67, 불로동) 씨는 “노점도 있어야 잔치 분위기도 나지 않나. 며칠만 한다는 데 그냥 놔둔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한편, 동구는 31일 어울림 한마당 행사 첫째 날 ▲초·중등학생 어울림 끼 페스티벌 ▲불꽃쇼 ▲개막축하 공연 등을 열고, 1일 둘째 날은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경연 ▲구민화합 체육대회 ▲구민노래자랑 경연을 연다. 또, 평생학습어울마당, 이색자전거 체험, 드론전시·로봇체험 등의 부대행사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