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희망원 심리안정실 운영대장 허위 작성 의혹, “찍은 적 없는 내 도장이…”

구속된 배 신부 측, "감금 사건 관계없는 일" 주장
임 사무국장 보조금 횡령 직접 가담 근거도 공방

10:23

대구시립희망원이 심리안정실 운영대장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횡령, 감금 혐의를 받고 있는 전 희망원장 배 모(63) 신부와 전 회계과장 여 모(56) 수녀, 임 모(48) 사무국장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서 심리안정실 운영대장 허위 작성 의혹이 제기됐다.

4일 오후 2시,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황영수 부장판사)는 배 모 신부, 여 모 수녀, 임 모 사무국장 등 7명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증인으로 출석한 황성원 공공운수노조 희망원지회장(현 성요한의집 생활재활교사)에게 심리안정실 절차와 보조금 횡령 과정에서 임 사무국장 가담 여부를 집중 심문하며 4시간가량 공판을 진행했다.

배 원장 감금 혐의 공모 사실 부인
검찰, 원장 결제한 ‘감금 규정’으로 반박
심리안정실 운영대장 허위 작성 의혹도

배 신부와 임 국장은 감금죄, 보조금관리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동시에 받고 있다. 이날 심문에서는 심리안정실 격리에 배 신부와 임 국장이 직접 관여했는지 판단하기 위한 격리 절차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황성원 지회장은 “2015년 4개 시설로 분리 운영된 이후에는 생활인 규정 위반이 생기면 윤리위원회를 열어 (격리가)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며 “윤리위는 담당 교사, 팀장, 국장까지 들어간다. 보고는 (원장에게까지) 올라가는 거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성요한의 집은 위급하게 선 격리한 후, 전화로 보고하기도 했다”며 “제가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식구들(생활인)이 싸우면 당시 도우미, 동장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싸움을 말리고, 진정이 안 되면 심리안정실에서 안정을 시켰다. 이후에 팀장에게 전화해서 보고하면, 팀장이 와서 생활인과 상담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피고 변호사 측은 “감금과 관련해서 피고 배 신부가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고, 보고도 곧장 원장에게 가지는 않았다. 원장과 관계없는 일이지 않나”고 되물으며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대구지방검찰청 강력부 부장검사 이진호)은 배 신부와 임 사무국장이 기안자로 작성된 희망원 내부생활 규칙 위반 규정을 보이며 반박했다. 검찰은 “이 규정에 음주 등 내부규칙 위반 시 격리 날짜가 규정돼 있다”며 “이 규정을 배 신부, 임 사무국장이 작성했고, 그 구조상 직접 이들이 지시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황 지회장은 사고경위보고서를 직접 작성하기는 했지만 심리안정실 운영대장을 작성한 적은 없다고 증언했다. 이를 근거로 심리안정실 운영대장이 허위로 작성됐으며, 운영대장에 기록되지 않은 생활인이 더 있을 가능성도 피력했다.

피고인 측은 “선조치 후 보고했을 경우, 조치한 후에 운영대장을 소급해서 적용했을 가능성도 있지 않나. 왜 직원들 모르게 작성됐다고 진술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황 지회장은 “심리안정실 운영대장이 있다는 것은 최근에 알았다. 그게 있었다면 직원들에게 대장을 쓰라고 했을 것”이라며 “제가 찍은 적도 없는 제 도장이 (증거로 제출된) 운영대장에 찍혀 있다. 제가 근무하지 않는 날짜에 제 도장이 찍힌 것도 있다”고 꼬집었다.

임 사무국장 보조금관리 직접 가담 여부 공방
피고 측, 황 지회장에게 “근거 있느냐” 지적

이날 피고 측 변호인은 임 사무국장 보조금관리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황 지회장의 검찰 조사 진술을 하나씩 따져 물었다. 생활인 생계급여 명목 보조금은 생활인을 위한 식비, 피복비 등 목적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희망원은 식단표 허위를 허위로 작성해 과다 청구한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황성원 지회장은 “급식비 이중장부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 임 국장이 이 사실을 알았는지 장담할 수 없으나, 회계 관련 팀장이었고 관련 설명을 모두 국장님이 했기 때문에 모를 수는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급식 비리 문제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2015년 교섭 당시 식구들은 컵라면을 먹었는데 소고기로 적힌 식단표를 지적했다. 그 자리에 임 국장도 교섭위원으로 있었다”고 말했다.

피고 측은 “임 국장이 회계를 담당했기 때문에 횡령 범행에 가담했다는 근거가 있느냐”, “허위 식단표 작성에 가담했다는 근거가 있느냐”고 물으며, “임 국장은 회계 2과장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청구하는 업무를 했다. 자금을 집행하는 업무는 1과장이 했다”고 반박했다.

또, 피고 측은 “회계 관련 자료가 매년 홈페이지에 공개되는데, 왜 아무것도 모른다고 진술했느냐. 내가 봐도 알겠더라”, “간식비가 현재 400원이다. 얼마인지도 모르면서 간식비가 1/10도 안 쓰인다고 말했느냐”, “생활인이 라면을 좋아하는데, 한 달에 한 두 번 라면을 주는 것이 잘못됐나” 등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에 황 지회장은 “저희가 회계 관련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식구들 간식비, 한 끼 밥값이 얼마인지 모른다는 이야기다”며 “간식비는 대략 500원 인 거로 들었다. 한 개 100원 정도 하는 요구르트가 자주  나왔기 때문에 비유적으로 한 말이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증인(황 지회장은)이 검찰 조사 당시, 희망원에 다른 의혹도 조사해달라는 취지로 다른 직원들로부터 들은 바를 진술한 것이냐고”고 황 지회장에게 물었고, 황 지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전 회계과장 여 모 수녀, 식자재 납품 업체 관계자(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 달성군 공무원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 등 다른 피고 5명에 관련한 심문은 없었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오후 2시 공판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