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쫓겨난 노동자 6명, 광화문 ‘고공단식농성’…“비정규직·정리해고 악법 철폐”

“정리해고, 비정규직 제도 도입한 당사자들이 촛불 수혜자 되선 안 돼"
"민주노총, 노동악법 철폐, 노동권 쟁취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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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인근 건물 광고탑에 오른 노동자들. [사진=아사히비정규직지회]

정리해고, 비정규직이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일터에서 쫓겨난 노동자 6명이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인근 건물 광고탑에 올라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제도를 도입한 더불어민주당이 촛불의 수혜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노동자들이 나서 노동악법을 철폐하고, 노동법 전면 제·개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14일 오후 2시 40분께 ‘정리해고 철폐·비정규직 철폐·노동3권 쟁취 노동자·민중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 소속 노동자 6명은 광화문 인근 광고탑에 올라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김혜진 하이텍민주노조사수투쟁위원은 공장폐쇄 중단을 요구하며 파업 중이고,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오수일, 동양시멘트지부 김경래 조합원은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된 상황이다. 이인근 콜텍지회장은 정리해고로 해고 생활만 9년째다.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장재영 조합원은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1년째 무급 대기발령 중이고, 고진수 세종호텔노조 위원장은 노조 탄압에 맞서 싸우면서 휴직을 내고 고공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에 돌입한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선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여, 야를 막론하고 다가올 경제위기에 대비해 자본의 입맛에 맞는 구조조정으로, 사드배치 찬성으로 노동자 민중을 향해 총구를 정조준하고 있다”며 “마냥 죽임을 당할 수 없어 만들어낸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집단해고를 부르고, 잔인한 노조탄압은 또 다시 노동자의 죽음을 부르는 이 학살의 악순환은 박근혜를 감옥 보내고 열어낸 지금 이 대선 공간 안에서도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리해고제와 비정규직 제도를 도입해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몬 장본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촛불은 자신들의 대선 놀음에 조용히 표를 찍는 것으로 주권을 행사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가칭)노동악법 철폐! 노동법 전면 제‧개정! 노동3권 쟁취! 투쟁본부’구성하자”고 밝혔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민주노총이 6월말 최저임금 중심으로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데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문제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대선 기간 많은 노조들이 정리해고, 비정규직 제도를 만든 당사자들과 손을 잡고 투표에만 정신이 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리해고, 비정규직 악법을 철폐하고, 노동권을 쟁취하는 노동법 전면 재·개정에 노동자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