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한 사드에 1조···대한민국 비웃은 미군”

일부 주민 미군 출입 불가 외치며 농기계로 사도 막아

13:30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미국의 무기를 한국에 마음대로 들이며 비용도 내라? 완전한 사기꾼들”

지난 26일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 배치 강행 이후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주민들은 26일 사드 반입 당시 미군이 휴대전화로 영상을 촬영하며 비웃었고, 경찰은 오히려 주민을 강경 진압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런 상황에서 2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사드 비용 10억 달러”를 언급하자 반미감정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일부 주민은 이날 “사도에 미군이 지나다니도록 할 수 없다”며 농기계로 주한미군이 이용하는 길을 막았다.

28일 오전 11시 주민들은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한미군의 사드배치 강행을 규탄했다. 이들은 “사드 장비 반입 강행 당시, 운전석에서 웃으며 유유히 지나가는 미군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주민과 종교인들이 실신해 쓰러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병원에 실려 가는 모습을 보면서 웃었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행동이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기지 설계와 환경영향평가도 끝나지 않았는데 사드를 반입했다. 주민, 국회, 사회적 합의, 모든 절차를 싸그리 무시하고 야밤에 기습적으로 들어온 불법 사드는 당장 이 마을을 떠나라”라고 덧붙였다.

강현욱 원불교 교무는 “경찰 비호 아래 롯데골프장에 사드가 들어갔다. 그 순간 신기하다는 듯이 웃으며 동영상을 찍는 미군을 봤다. 나이 80 먹은 노인이 경찰에게 폭력 진압당하고 있을 때, 사드는 안 된다고 외치는 순간 비웃던 군인, 동물원 동물 바라보듯 했다”라며 “사람으로 봤다면 통곡의 순간에 비웃으면서 영상 찍고 지나갔겠나. 미군을 위한 미군이 운용하는 장비를 우리 땅에 들이며, 대한민국을 비웃었다. 미군과 경찰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라고 말했다.

김종훈 국회의원(울산 동구)은 “사드는 주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지 않는다. 정부와 미국은 사드 비용에 대해서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예산 이야기도 없이 사드 배치가 강행됐다. 무기 팔아먹고 자기 이익을 위한 무단 배치는 안 된다. 당연히 국회 비준동의사항”이라며 “이제 시작이다. 사드 철거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수규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상황실장은 “미국에서 비용을 청구할 것을 몰랐나. 사드는 미국을 위한 무기다. 비용까지 떠넘기는 완전한 사기꾼”이라며 “황교안, 한민구, 김관진이 그 사기꾼들의 앞잡이다. 대선 후보는 목소리를 내고 당선 이후에 원점 재검토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일부 주민은 김천시 남면 월명리에서 소성리로 넘어오는 길이 개인 소유의 길이라며 농기계로 막고 “미군과 공사 차량은 사도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사도라도 옛날부터 쓰던 길은 막을 수 없도록 판례가 다 있다”라고 하자 “롯데골프장으로 가는 길도 주민들이 쓰던 곳인데 왜 막나”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