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이진훈 청장 취임 후 특정업체에 인쇄 용역 19억 몰아줘

인쇄업체 M사, 수성구 인쇄 용역 등 82건 입찰···80%는 수의계약

20:31

대구 수성구가 이진훈 구청장 취임 후 19억 원 상당의 인쇄 용역을 특정 업체에 몰아준 사실이 확인됐다. 인쇄업체 M사는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2013년 제외) 구정 소식지 ‘명품 수성’ 일감을 몰아받았고, 수성문화재단 홍보지 ‘에스콜론’도 2012년부터 올해까지 독점 입찰받았다. 이 업체는 추가로 약 60여 건의 수성구 인쇄물 제작 용역도 맡았다.

M사는 이진훈 구청장이 처음 당선돼 임기를 시작하고 3개월 후인 2010년 10월부터 수성구 용역을 입찰받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82건, 계약금액은 19억3천5백여만 원에 달한다. 이 중 66건은 수의계약으로 맡았는데, 약 5억2천만 원이다. 전체 계약 건수에서 80%, 계약금액만 보면 26.8%를 수의계약으로 몰아받았다.

수의계약 66건 중 5건은 행정자치부 예규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수의계약 금액 기준 2천만 원을 초과하기도 했다. 2015년 ‘수성못 시문학거리 조성 용역’과 2016년 ‘민선 구정 20년 성과백서 발간 용역’이 각각 4,400만 원, 4,050만 원이고, 2012, 2015, 2016년 수성문화재단 에스콜론 제작 용역이 모두 4천만 원을 초과했다.

수성구는 수성못 시문학거리 조성 용역과 민선 구정 20년 성과백서 발간 용역의 경우 5천만 원까지 수의계약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적용했다. 행자부 계약 집행기준을 보면 여성기업에 관한 법률 2조 1호에 따른 여성기업이나 장애인기업활동 촉진법 2조 2호에 따른 장애인 기업과 계약할 경우 5천만 원 이하까지 수의계약할 수 있도록 했다. M사는 대표가 여성이어서 여성기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예외 조항이 적용됐다.

수성문화재단 에스콜론 제작 용역은 공개입찰을 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수의계약했다. 에스콜론은 2012년부터 처음 제작했는데, 그해 1월 첫 입찰 공고를 띄웠지만 M사 한 곳만 입찰에 응해 유찰됐다. 재입찰도 마찬가지였다. 2015년과 2016년도 같은 이유에서 수의계약이 이뤄졌다.

인쇄업계에서는 이미 수성구가 특정 업체를 몰아준다는 소문이 파다해 수성구 계약에는 응찰하지 않을 정도다. 박희준 대구경북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문화재단만 해도 관공서에서 발주하는 5천만 원짜리 인쇄물에 응찰하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겠느냐”며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박희준 이사장은 “한 번, 두 번도 아니고 6년, 7년 동안 한 업체를 줬다는 게 그렇지 않냐”며 “(다른 지자체의 경우)웬만큼 금액 큰 건 입찰을 올리고, 적은 금액도 이렇게 한쪽에 주진 않는다. 수성구는 특별한 케이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