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없이’ 치러진 조금 특별한 농구대회···“이기는 것보다 과정의 중요성 알리고파”

수성구청소년수련관 주관 39회 농구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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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수성구 황금중학교 실내체육관에서는 조금 특별한 농구대회가 열렸다. 수성구(청장 이진훈)가 주최하고 수성구청소년수련관(관장 김제원)이 주관한 39회 청소년 3대 3 농구대회 이야기다. 수성구청소년수련관은 매년 두 차례 청소년 농구대회를 주관해왔고 이번 대회는 특별히 심판 없는 대회로 준비했다.

▲21일 황금중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심판 없는 청소년 3대3 농구대회가 열렸다. (사진=수성구청소년수련관)

김제원 수성구청소년수련관장은 “약 20년 정도 대회를 운영해왔는데, 그간에 경기들을 지켜보니까 이기기 위해서 몸싸움도 거칠어지고, 반칙도 불사하는 경우가 많더라”며 “이기는 것보다 경기를 해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알려주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심판 없는 대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 관장은 “처음 해보는 방식이라 시행착오도 있지만, 이기기 위해 몸싸움이 거칠어지지 않았고, 소위 ‘파울 작전’이라는 게 통하지 않으니까 다른 작전을 구사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공식 시합에 심판이 없는 모습은 선뜻 그려지진 않는다. 하지만 수련관 측은 심판을 투입하지 않는 대신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반칙을 인정하도록 유도했다. 코트 밖에 청소년지도사를 배치해서 반칙을 인정하지 경우엔 한 번은 경고, 두 번은 자유투와 공격권, 세 번째는 몰수경기로 처리하는 꽤 강한 규정도 마련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에 치러진 경기 중에서는 바뀐 룰에 적응하지 못한 두 팀이 몰수패를 당하기도 했다.

김 관장은 “오는 가을에 40회 대회도 심판 없는 대회로 준비할 계획이다. 이번은 시뮬레이션이라고 생각하고 수정, 보완해서 학생들이 스스로 만드는 대회가 되도록 하고 싶다”며 “학생들 스스로 반칙 없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서 운동을 통해서도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회를 지켜본 석철 수성구의원(무소속, 지산동)은 “상대방 이의가 없는데도 스스로 손을 들어 반칙을 인정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감동했다”며 “이런 대회야말로 상대를 배려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식을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관전평을 전했다.

이날 대회에는 중·고등부에서 각 18개 팀 144명이 참가했다. 중등부는 ‘도원1대장’(도원중 구승현, 이은제, 이동혁, 하민형), 고등부는 ‘심심해서왔다’(대곡고 이승엽, 박정우, 이유섭, 김태훈) 팀이 각각 우승했다.

중등부 준우승은 ‘YNBC2’(영남중 권관호, 김정연, 김민수, 김정우), 3위는 ‘SBT1’(상원중 권우현, 김우찬, 임승민, 하재현)이 차지했고, 고등부 준우승은 ‘도토리묵’(능인고 현재용, 박정현, 박상열, 이승주), 3위는 ‘수능179일남음’(대곡고 신동훈, 장성욱, 전경호, 성기은)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