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 6월 1일 김항곤 군수 소성리 방문 추진···3부지 배치 결정 후 처음

29일 소성리 주민들, 성주군청 찾아 면담 요청
성주군, 출입문 잠그고 대응···4시간 동안 대치

17:31

성주군이 오는 6월 1일,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초전면 소성리 방문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항곤 군수는 지난해 8월 22일 3부지 수용 기자회견을 한 후 구 롯데골프장으로 사드 배치지역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한 번도 소성리를 찾아 주민을 만난 적이 없다.

29일 오전 11시 30분께 임순분 소성리 부녀회장을 포함한 소성리 주민 10여 명은 지난 18일 성주군 생명평화축제에서 발생했던 폭력 상황에 대해 군수의 직접 해명을 듣기 위해 군청을 찾았다.

▲성주 소성리 주민들이 성주군청 민원실에서 군수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임 부녀회장 등 주민들은 지난 19일, 22일, 25일, 26일 군청을 찾으며 군수 면담을 요청했다. 그럴 때마다 성주군은 군수 일정을 이유로 시일을 미뤘다. 지난 19일 방문에선 22일에 면담을 하겠다고 했지만, 22일부터 김 군수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로 해외출장을 떠났다.

이날 오전 주민들이 군청을 방문했을 때, 성주군은 군청 출입문을 잠그고 주민들을 맞았다. 군청 중앙 자동문 작동을 멈췄고, 우측 출입문 2개도 잠갔다. 좌측 민원실 출입문만 열어놓은 채 민원인 출입이 가능하도록 했지만, 민원실에서 군청 로비로 들어가는 출입문도 걸어 잠갔다.

임 부녀회장과 주민 1명은 성주군이 민원실과 로비 사이 출입문을 미처 잠그기 전에 로비로 진입했고, 성주군은 그대로 출입문을 잠가 충돌을 일으켰다. 함께 로비로 들어가지 못한 소성리 주민 10명은 그대로 민원실에 앉아 군수 면담을 요청했고, 소식을 듣고 성주 주민들도 속속 군청으로 모여들어 20여 명이 민원실에서 군수 면담을 요구했다.

오후 2시 50분께, 임 부녀회장은 “중앙 현관문을 열고 주민들이 들어와서 대화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현관문을 열고 주민과 대화할 수 있도록 해주지 않으면 먼저 나갈 일은 없다. 단식을 하며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고, 주민들은 민원실에서 중앙현관으로 이동해 면담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권도기 성주군 기획감사실장(오른쪽 두번째 남성), 최종관 총무과장(오른쪽 첫번째 남성)이 주민들 앞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성주군은 3시 10분께, 결국 군청 내 모든 문을 개방하고 출입을 가능하도록 했다. 성주군은 임 부녀회장을 통해 내달 1, 2일 중 김항곤 군수 일정에 맞춰 면담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제안했고, 임 부녀회장은 그 자리에서 주민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성주군 관계자가 직접 나와서 설명해줄 것을 요구했고, 권도기 성주군 기획감사실장과 최종관 총무과장이 주민들 앞에 나섰다.

권도기 실장은 “지금 군수님이 안 계신다. 말씀드렸는데 지금 군수님 일정이 안 나온다”며 “우리가 지금 현재로 봐서는 일정이 1, 2일 중 하루가 될 것 같다. 그때 가능하면 면담을 할 수 있도록 조치 하겠다는 게 우리 계획이다. 그때 만날 수 있도록 추진을 할 테니까 이해를 해주시면 안 되겠나”고 말했다.

주민들은 “그러면 소성리로 오라고 해라”며 “올 때마다 안 만나줬으니까, 이번엔 직접 소성리로 와서 실상을 보라고 해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사드 보내놨으면 책임지고 상황을 살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김 군수가 소성리로 와서 면담하라고 강조했다.

권 실장은 임 부녀회장과 협의한 후 1일에 소성리 방문 일정을 잡아보겠다고 밝혔고, 주민들은 오후 4시께 해산했다.

앞서 성주군은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생명평화축제를 열었다. 임순분 부녀회장을 포함한 주민들은 18일과 21일 사드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축제에 참석하려 했다. 하지만 성주군은 직원을 동원해 주민들 출입을 막았고, 이 과정에서 임 부녀회장은 왼쪽 팔에 깁스를 하는 상처를 입는 등 주민 일부가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