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영, ‘2012년 대선 끝나고 돈 갚겠다’ 직접 들었다”

이완영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3차 공판

19:34

선거 끝나고 2012년 4월 말에 최종 보고하면서 2억 4,800만 원 썼는데 200만 원 얹어서 2억 5천 주라고 했다는 거냐? (이완영 측 변호인)
= 제가 주도적으로 이야길 했다. (증인 A 씨)
그때 피고인(이완영)이 변제해주겠다고 약속했나?
= 약속보다는 수고했다고 한 걸로 기억한다.
수고한 건 수고 한 거고, 2억 5천을 갚아주겠다고 이야기했나?
= 앞서 이야기 내용을 봤을 때, 쓴 걸 당연히 주는 걸로 판단하고 있었다.
실제로 2억 4,800만 원이 쓰였나?
= 제가 봤을 땐 그렇다고 생각한다.
2억 5천 주라고 했더니 피고인 반응 어땠나?
= 별로 안 좋았다.
주기 싫은 거 아니냐?
= 그 금액이, 제가 느끼는 건 불만이 있는 걸로 느껴졌다.
일주일 후에 둘(이완영+A 씨)이 만났을 때, 의원님이 ‘누가 지보고 그렇게 큰돈 쓰라고 했어, 나는 2~3천 쓰고 말 줄 알았는데’ 이런 말 했다면서요?
= 그 이야길 들었다. 반문하자면, 그러니까 선거를 모르는 사람과 선거 아는 사람 차이다. 군의원 선거도 3천만 원 이상 쓰는데.
최종보고 하고 일주일 후에 피고인 반응은 2~3천도 아니고 2억 5천을 달라고 하냐는 반응을 보였단 거죠? 그러면, 2억 5천 받겠다고 약속한 적 없죠?
= 약속보다는 제가 2억 4,800에 대해서 줘라고 분명히 이야기했다.
그 이야길 수용했느냐고 묻는 거다.
= 그건 본인이 더 잘 알지 않겠나.
피고인이 대통령 선거(2012년 대선) 끝나고 주겠다는 걸 직접 들었나?
= 들었다.
언제, 어디서 들었나?
= 전화로 많이 했다. 전화를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하는 사이가 됐으니까. 그런 이야길 전화상으로 한 걸로 기억한다.
증인은 2억 4,800만 원이 집행이 됐다고 믿나.
= 저는 그 이상도 믿는다.
증인이 집행한 건 얼만가?
= 제 손 거친 게 9천만 원이다.
그럼 증인이 듣기로, 김명석에게 들었을 거 아니냐. 2억 4,800만 원이 적은 돈 아니다. 이걸 받아내려면, 증명이 돼야 하는데, 증명되더냐? 선거판에선 5천 쓰고도 1억을 썼다고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 서로 믿음 없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나. 선거판은 선거판이지만, 지역 선후배 사이에 돈 집행 과정에서 미심쩍으면 돈 집행 안 하는 게 맞다.

12일, 오후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완영 국회의원(자유한국당, 경북 고령·성주·칠곡) 3차 공판 중 이 의원 측 변호인과 검사 측 증인으로 출석한 A(60) 씨 신문 내용 중 일부다. 이날 이완영 의원 변호인은 김명석 성주군의원이 2012년 총선에서 이 의원 당선을 위해 사용했다는 불법정치자금의 정확한 액수와 실제로 이 의원과 김 군의원 사이에 일종의 채무계약이 체결된 적 있는지 규명하는데 애썼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공판에선 앞서 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명석 군의원에 대한 변호인 측 반대 신문이 진행된 후, 또 다른 증인 A 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A 씨는 2012년 3월경, 김 군의원이 먼저 자금을 집행하면, 이 의원이 추후 돈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이른바 ‘6인 회의’ 참석자 중 한 명이다.

A 씨는 이 의원이 행정고시를 합격한 후(1982년) 대구시에서 사무관 연수(1984년)를 하는 동안 만나 친분을 쌓았다. 동향이면서 나이도 같고, 서로 같은 친구를 아는 사이여서 친하게 지내게 됐다는 것이 A 씨의 설명이다.

A 씨는 2012년 선거 이후 김 군의원과 이 의원 사이에서 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차례 중재를 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여러 차례 부정적인 내색을 해 어려움을 겪었다.

A 씨는 재판부가 김명석, 이완영 중 누구와 더 친한 사이냐고 묻자, 손에 쥐고 있던 손수건을 던지든 내려놓으며 “정치인은 누구도 믿지 않는다”며 “내가 이런 일에 개입된 것이 불만이다”고 신경질적인 답을 했다.

A 씨는 재판부가 질문 취지를 설명하며 재차 묻자 “사건이 이렇게 온 것에 대해 친구(이완영)한테 원망스럽지만, 마음적으론 친구에게 더 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