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64년, 종교인·미국시민단체 성주 소성리서 “전쟁무기 사드 안 돼”

"우리가 싸우면 반드시 승리한다. (When we fight, We win)"

17:55

미국에서 전쟁반대노조협의회 전국 코디네이터로 일하는 리스 쉐널트(Reece Chenault) 씨는 26일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를 찾았다. 이날은 정전협정 64주년을 하루 앞둔 날이다. 그는 사드배치철회 미국시민평화대표단과 함께 사드 배치 지역 주민들과 대화하고 싶었다. 오전 10시부터 간담회가 열리자, 소성리 주민 도금연(81) 씨는 대뜸 “미국놈들이 웃으면서 들어갔다. 미국놈들 들어내 버려라”라고 분개했다.

그러자 리스 씨는 미국으로 돌아가 군수산업체 노동자들을 설득해 사드 반대 투쟁에 힘을 싣겠다고 했고, 질 스타인 미국 녹색당 전 대선 후보와 메디아 벤저민 여성평화단체 코드 핑크 공동창립자도 각자 연대 계획을 밝혔다. 그러자 도 씨는 “들어보니 다 그렇지는 않다. 아까 욕한 거 미안합니데이”라고 해 분위기를 녹였다.

리스 씨가 소속된 전쟁반대노조협의회는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 안에서 반전평화 운동을 위해 설립된 단체다. 150여 곳의 노조가 모여 결성한 협의체는 이후 미국의 탈군사화를 이끌어내기위해 활동했다. 리스 씨는 미국 사드 제조업체인 록히드 마틴 등 군수산업체가 밀집한 지역에서 조합원들에게 그들이 생산하는 “전쟁 무기”에 대해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리스 쉐널트 씨

“노동자들이 악마화 될 수도 있는 문제고, 많은 주의가 필요한 일이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무기를 만들고 있지만, 그것이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 잘 몰라요. 그들 대부분은 그 지역을 벗어나 보지 못한 사람들이에요. 그들에게는 군수산업체에서 일하거나, 아니면 가난하게 살거나 하는 두 가지 선택지가 강요됩니다. 우리는 다른 선택지를 찾으려고 합니다. 그들의 생존이 보장되면서, 투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쟁 무기를 해체하는 힘은 무기를 만드는 노동자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입니다. 시작 단계지만 어느 정도 성과도 있습니다. 사드, 그리고 전쟁 무기에 대한 소식을 들은 노동자들이 지역 신문에 기고했습니다. 그들은 전쟁 무기를 만들고 싶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을 키워 갈 것입니다.”

리스 씨는 전쟁반대노조협의회가 강조한다는 구호로 말을 맺었다. “우리가 싸우면 반드시 승리한다. (When we fight, We win)”

이어 정오에는 천주교 평화기원 미사, 오후 1시 범종교인평화기도회, 오후 2시 사드 배치 철회 수요집회도 열렸다.

원불교 성주성지 대각전 앞에서 진행된 범종교인평화기도회에는 개신교, 기독교, 원불교, 천도교 단체와 종교인 등을 포함한 시민 700여 명이 모였다. 원불교성주성지비상대책위에 따르면, 이번 기도회는 정전 64년을 맞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실현, 그리고 사드 배치 문제로 힘든 주민들에게 종교인들이 힘을 주기 위해 열렸다.

이 행사에는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옥현진 천주교광주대교구 보좌주교,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 이범창 천도교 중앙총부 종무원장, 문규현 평통사 상임대표 등 종단 지도자와 시민 700여 명이 참여했다.

기도회에 이어서 오후 2시, 대각전 앞에서 사드배치반대 수요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집회 이후 진밭교 삼거리까지 행진했고, 사드 모형을 해체하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이날 마을회관 앞에서는 소성리 마을 사진전, 김천 어린이들의 그림 전시전 등 부대행사도 열렸다.

문규현 신부는 “오늘 연대로 평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느꼈다. 우리는 평화의 자리에 언제나 함께하고 연대할 것이다. 연대만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