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반대 단체, “철거 운동 계속”···절차적 정당성·실효성 논란

성주, 김천 주민들, 빠른 시일 내에 5차 범국민 평화행동 준비

15:06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으로 사드 배치가 완료되자, 성주·김천 주민들과 사드 반대단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하면서 사드 철회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6일 오후부터 7일 오전까지 주민과 사드 반대 단체 회원 500여 명은 사드기지로 들어가는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지만, 경찰 1만여 명이 투입돼 진입로 확보하자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7일 오전 경찰 호위 속에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 앞을 지나가는 사드 발사대.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이후 국방부는 “각종 탄도미사일 발사와 고위력의 핵실험 등 더욱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주한미군 사드체계 잔여발사대 4기를 추가배치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오늘 임시배치를 완료하였다”고 7일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사드체계의 임시배치로 영향을 받게 된 지역 주민들의 불편과 우려를 감안하여 범정부 차원에서 해당 지역에 대한 적절한 지원 대책을 강구하여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여전히 사드가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방어를 위함이라고 발표하고 있지만, 그 효용성을 두곤 논란이 여전하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자신의 SNS에 “사드는 이 시스템을 향해 날아오는 저고도 탄도미사일조차 방어하지 못한다. 이걸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실이 있다. 미군은 4월 26일 새벽에 성주 롯데 골프장에 사드는 물론이고 패트리엇도 배치했었다. 그리고 곧 사드-패트리엇-어벤저 단거리 지대공 유도 미사일로 구성된 부대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정부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욱식 대표는 “한미 양국은 사드의 최대 사거리가 200km라며 반경 200km는 모두 방어가 가능한 지역인 것처럼 주장해왔다. 대다수 언론도 이걸 그대로 받아써 왔다. 하지만 사드는 저고도로 날아오는 미사일에 사드 포대조차 보호하지 못한다. 그래서 패트리엇을 배치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곧 사드 기지의 전방, 즉 수도권은 물론이고 평택 미군기지를 포함한 경기 남부, 강원도, 충청도 등은 아예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실토한 것과 다름없다”며 사드의 실효성 문제를 제기했다.

사드가 수도권을 포함한 북쪽 지역에는 효용이 없다는 점은 미군도 인정하고 있다. 지난 12일 토마스 밴달 미8군 사령관은 4월 26일에 벌어진 ‘웃는 미군’ 사건을 사과하면서 사드의 필요성도 덧붙였다. 당시 밴달 사령관은 “부산, 대구 등 대도시를 포함한 대한민국 남부에 거주하는 1천만 명이 넘는 국민 보호가 가능해진다. 사드 포대가 성주에 안전하게 배치될 수 있다면, 대한민국 남부 국민을 (북한) 탄도미사일로부터 보호가 가능해진다”고 사드 효용 구역을 남부 지역으로 한정해 밝혔다.

▲지난 7일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직후 성주, 김천 주민 및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성주, 김천 주민들과 사드 반대 단체들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전인 4월 26일 사드 배치 과정의 폭력성과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사드한국배치저전국행동은 8일 오후 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는 이렇게 박근혜 정권 적폐인 사드 배치를 완성했다. 국방부, 환경부, 행안부는 합동 브리핑을 통해 사드 배치의 정당성을 다시 한번 주장했다”며 “국회 동의를 받겠다, 사드 배치 과정을 진상 조사하겠다, 주민과 소통하겠다 등 약속들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이 결국 이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드배치철회 성주초전투쟁위,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배치저지부산울산경남대책위는 발사대가 추가 반입됐지만, 사드 철거를 위한 투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6개 단체가 모여 구성한 ‘사드원천무효 소성리 종합상황실’ 대변인 강현욱 원불교 교무는 “경찰을 동원한 진압으로 부상자만 50여 명이 넘었다. 시민단체 회원 1명은 십자인대가 파열되기도 했다”며 “앞으로 사드기지 공사 저지 투쟁을 벌이며 사드 철거 운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오는 9일(토요일) 저녁 소성리에서 집중집회를 열고, 빠른 시일 내에 5차 범국민 평화행동을 열 계획이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도 400일 넘게 성주군청 앞 광장에서 열고 있는 촛불 집회를 이어가면서, 전국을 순회하는 ‘파란 나비 원정대’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당초 7일 경기도 안산시 세월호 분향소 방문을 첫 일정으로 잡았으나,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오는 23일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농민대회, 미군기지 반대 활동을 벌이는 군산 방문 등을 계획 중이다. 또, 파란나비 리본을 달고 사드 반대를 홍보하는 평화산행도 진행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과 관련해 김충환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장은 “외교안보라인은 친미파들이 장악했고, 비서진들도 벌써부터 자기 정치한다고 바쁘다고 한다. 간신들만 우글거린다”고 비판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어야 하는데, 사드 늪에 빠져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외교라인도 교체를 해서 외교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