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폭언’ 대구성서농협 간부, ‘정직 6개월’로 해고 결정 번복 논란

'해고' 가능 농협중앙회 답변에도 징계 수위 낮춰
수년간 피해자 20여 명..."그냥 무서워요" 해직 결정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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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1 17:13 | 최종 업데이트 2018-02-14 15:59

대구 성서농협(조합장 김동배) 간부 직원이 부하 직원들을 성희롱하고 폭언, 폭력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초 해직 결정을 내렸던 인사위원회가 정직 6개월로 징계 수위를 번복하는 등 추가적인 논란도 일고 있다. 전국협동조합노조는 대구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가해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대구 달서구 성서농협 본점 팀장 A(51) 씨가 수년간 부하 직원들에게 성희롱, 성추행, 폭언, 폭력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 씨는 지난 25년 동안 성서농협에 근무한 3급 간부다.

전국협동조합노조 대경본부는 지난 5월 말 직원들로부터 사건 진정을 받았다. 노조가 성서농협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피해 사실을 조사한 결과, 직원 100여 명 가운데 40여 명이 직접 피해를 당했거나 목격했다고 밝혔고,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0명이 직접 피해 진술서를 작성했다.

노조가 밝힌 피해 사실에 따르면, 최초 피해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주임이던 A 씨가 본점 로비에서 부하 직원을 폭행한 사실을 목격했다는 진술이다. 또, 사내 메신저를 통해 포르노 동영상을 보내면서 지속해서 답장을 요구하거나, '왕눈이', '이쁜이' 등으로 부하 직원을 부르기도 했다. 부하 직원이 실적이 낮다는 등 이유로 농협 금고 안에 가두기도했다. 한 직원은 스트레스로 생리불순을 겪기도 했다.

노조는 사측에 가해자 인사 대기 조치를 요구하고, 인사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 농협은 지난 6월 26일 자체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7월 6일 첫 인사위원회를 개최했다. 두 차례 인사위원회를 통해 인사 위원 8명 중 6명 찬성으로 A 씨에 대한 직위 해제가 결정됐다.

하지만 농협중앙회 대구지역본부는 해당 농협이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 전 검사국 의뢰,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 통보 유보를 요구했다. 대구지역본부 검사국은 7일 동안 감사를 통해 심의를 마쳤다.

검사국 심의를 마친 뒤, 8월 3일 다시 열린 인사위원회(3차)에서 갑자기 징계 수위가 번복됐다. 이 자리에서 인사위원들은 A 씨 직위 해제에 대한 찬반 의견을 다시 물었고, 앞서 찬성 의견을 던졌던 사측 위원 1명이 반대로 돌아섰다. 인사위원 8명 중 사측 위원이 5명이다. 이 중 조합장, 상임이사를 제외한 비상임이사 3명이 A 씨 해직을 반대했다. 단체협약 징계 규정상, 해직은 인사위원회 2/3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해직이 불발되자, 한 단계 낮은 정직 6개월로 결정됐다.

이에 노조는 징계 양정을 다시 표결해야 할 이유가 없었고,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발했다. 검사국 심의에서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 직원이 A 씨 해직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인사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노조는 A 씨로 인한 추가 피해 사례를 모아 다시 인사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고, 추가 징계 안건을 상정했다. 인사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앞선 징계 수위 결정 사항은 취소하기로 했다. 하지만 마지막 인사위원회가 열린 지난 8월 18일 이후,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인사위원회는 열리지 않았다.

추민석 전국협동조합노조 대경본부 교육국장은 "징계 양정을 번복할 이유가 전혀 없다.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해 확실히 가부를 묻자더니 징계 양정이 번복됐다"며 "검사국에서 일주일 동안 심의를 하는 동안 사측 이사들과 A 팀장이 만난 것을 목격했다는 사람이 있다. 농협 사정을 모르는 비상임이사들이 모두 반대를 던졌다"고 말했다.

해당 농협에 17년 동안 근무한 여직원 B 씨는 "그냥 무서워요. 그 사람이랑 일하는 거 자체가 무서워요. 우리 농협 직원들이 매번 인사 때마다 확인하는 게, 내가 어디로 발령 날까 보다 그 사람이 어디로 발령 났는지 먼저 볼 정도"라며 "반대 던진 이사님들, 그분들 따님을 우리 농협에 한번 보내보라고 하세요"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사측 인사위원인 C 씨는 "심사받고 보완하는 김에 확실하게 하기 위해 의견을 묻기로 한 거다. 성추행은 없었고, 성희롱, 모욕, 폭언에 대해서였다. 성추행은 형사 사건이니까 바로 해고가 되지만, 무리한 부분이 있다"며 "정직 6개월 결정할 때 과반수 동의를 묻지 않았다고 노조가 그러는데, 당시 한 명 한 명한테는 안 물었지만 다 동의했다. 지금은 이전에 한 결정이 다 취소된 상태다"고 반박했다.

11일 오전 노조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해당 농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즉각 징계 해직과 비호 세력 처벌 ▲농협중앙회와 지역 농협 갑질 횡포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농협 사용자들은 피해자들이 가해자 징계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몇 차례나 보내면서 징계 해직을 요구했음에도 대기 발령 조치 후 오히려 가해자를 비호하는 모습"이라며 "수년간 직장 상사에 의한 성추행과 갑질 폭력, 지역 농협 사용자들의 무책임한 태도와 이를 지도해야 할 농협중앙회에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농협중앙회 대구지역본부 관계자는 "해당 농협 조사 과정을 검토한 결과, 절차상 문제가 없고 징계 수위 의뢰에 대해서도 성희롱 건은 최고 수위가 가능하기 때문에 직위 해제까지 가능하다고 통보했다"며 "저희는 절차적 문제에 대한 지도를 하고, 이후 징계 수위 결정 권한은 농협 인사위원회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국 의뢰를 거치지 않은 앞선 (직위 해제) 징계 결정은 효력이 없다고 본다"며 "(정직 6개월 결정)이후에 다시 징계 결정을 취소하기로 한 부분은 아직 의뢰도 올라오지 않았고, 따로 법적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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