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주민 67% 차별 당한 적 있다…’직장, 가정, 출입국사무소’ 순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이주민 차별 실태조사 결과 발표

23:05

대구에 사는 이주민 67%가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가정, 공공장소는 물론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조차 차별을 받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는 대구 지역 이주민 262명을 대상으로 한 차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주민의 눈으로 공존을 말하다’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67.2%가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30.2%는 한국이 차별이 심한 나라라고 답했다.

차별받은 장소로는 직장(52.3%), 가정 내(33.5%),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23.3%) 순으로 나타났다.

▲발표 중인 팜티냐 씨(맨 오른쪽)

베트남에 온 팜티냐 씨는 최근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겪은 차별 경험을 소개했다. 한국 생활 6년 차인 그는 다른 이주민의 체류 연장을 돕기 위해 함께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았다. 직원이 반말을 하는가 하면, 제출한 서류를 확인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시간이 지체됐다.

팜티냐 씨는 “기분이 나빴지만 혹시 잘 안 해줄까봐 참았다. 나는 한국말로 대화가 되는 사람인데도 무시를 당했는데, 만약 한국말을 못하는 분이 혼자 왔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했다”며 “법무부 소속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 공무원이 된 사람이 왜 이런 태도로 일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한숙 이주와인권연구소장은 “공공기관 중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에 차별을 당했다는 비중이 특히 높은데, 이는 지금 당장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며 “직원에 의한 차별인지, 다른 한국인에 의한 차별인지 등 어떤 형태의 차별이고 어떻게 대응했는지 이 분석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차별을 하는 행위자로는 직장 동료나 관리자가 43.2%로 가장 많았고, 이용 장소의 직원(31.8%), 모르는 한국인(27.3%), 가족 및 친척(23.9%) 순으로 많았다.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최현진 대구이주여성상담소장

이주민들은 욕설과 반말(76.7%), 이름 대신 다른 단어(야, 인마, 새끼야, 다문화 등)로 부르기(52.3%)를 많이 겪었고, 한국인과 임금 차별(52.8%)도 다음으로 많이 나타났다.

특히 임금 차별을 겪었다고 답한 이주민 중 29.0%가 미등록 외국인이었고, 결혼이민(21.5%), 비전문취업(20.4%) 비자를 이주민 순으로 많았다.

최현진 대구이주여성상담소장은 “욕설과 반말, 이름 대신 다른 언어 외에도 수군거림도 47.2%나 차지한다. 이주민들이 매우 일상적으로 언어폭력에 내몰려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동일노동에서 임금 격차를 경험한 이주민은 취업 목적 비자, 결혼 이주민, 미등록 이주민, 유학생에게도 나타나는 것으로 노동현장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차별임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차별을 없애기 위해 이주민 차별 피해 보호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36.3%로 가장 높았다. 또, 한국인 대상 다문화 감수성 교육(22.5%), 미디어에 부정적인 이미지 노출 감소(14.9%) 순으로 나타났다.

이날 2시간여 동안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과 이주민 인권보장 및 증진 조례 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