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캔 스피크’ 이용수 할머니, “아직 할 말이 태산입니다”

대구시민 70여 명, 이용수 할머니와 '아이 캔 스피크' 단체 관람

20:26

“아이 캔 스피크. 제가 할 말이 있습니다. 하고 있습니다. 할 말이 태산입니다.”

15일 오후 대구시 중구 만경관에서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단체 관람 후, 주인공 모티브가 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0)와 대담이 열렸다. 문화를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주최로 열린 이번 단체 관람에는 시민 70여 명이 함께했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주인공 나문희(나옥분 역) 씨가 위안부 피해를 증언하기 위해 늦은 나이에 영어를 배우는 과정과 미국 의회에 증언하는 과정을 그린다.

실제로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2007년 미국 워싱턴 하원 외교위원회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장에 고 김군자 할머니와 함께 증언대에 섰다. 이용수 할머니는 “제가 역사의 산증인입니다”라며 증언하기 시작했다. 물론 한국어로.

2시간 동안 영화 관람 후, 관객들 앞에 마이크를 잡은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로 끌려가게 된 이야기를 시작했다. 당시 16살이던 이 할머니가 끌려간 곳은 타이완섬 신죽 가미카제 부대였다. 이 할머니는 40여 분 동안 당시 증언을 이어나갔다. 이용수 할머니는 “사회자가 시간을 줄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 말이 제일 싫다. 할 말이 너무 많다”며 겨우 이야기를 끝맺었다.

이 할머니는 “영화에서도 보셨겠지만, 아이 캔 스피크. 제가 할 말이 있습니다. 하고 있습니다. 태산입니다. 해도 해도 끝이 없습니다”며 “저희가 이렇게 있는데도 일본놈이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을 한다.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많습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지키고 나라를 지켜야 할 대통령이 우리를 10억 엔에 팔았다. 65년도 한일협정도 그랬다. 돈 받아서 포항제철 세우고, 고속도로 닦았으면 우리 문제 해결해야 하는데 입 싹 다물었다. 그 딸이 대통령이 되더니 우리를 또 팔았다”며 지난 2015년 12.28 한일 위안부 합의를 비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 영화는 웃음도 있고 다른 영화랑은 또 다르다. 끌려간 사람마다 이야기가 다 다르다”며 “그러니 산증인이 있을 때 귀담아들으시고,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힘을 주셔야 한다. 이 문제가 여러분들에게 돌아가면 어떡할까 그게 제일 걱정이다. 제가 힘을 내서 끝까지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하원은 2007년 7월 2차 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의 공식적인 인정과 사과, 역사적 책임을 촉구하는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HR 121)’을 만장일치로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