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 178명 직고용 노동부 지시 이행 않기로

18일, 아사히글라스 노사 구미노동지청에서 만나 대화 나눠
회사, 원청 사용자성 부정하며 직접고용 하지 않겠다는 의사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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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8 17:59 | 최종 업데이트 2017-10-18 17:59

구미 아사히글라스(아사히초자화인테크한국)가 파견법을 위반했으니 하청업체 GTS(지티에스) 소속 노동자 178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고용노동부 시정지시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9월 22일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가 아사히글라스와 지티에스를 파견법 위반으로 고소한 사건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면서 파견 근로자 178명을 11월 3일까지 직접고용하라는 시정지시를 내린 바 있다.

아사히글라스 노사는 18일 오후 3시 구미고용노동지청에서 불법파견 시정지시 이후 처음으로 만나 대화를 나눴다. 노조 쪽에서는 김준일 금속노조 구미지부장,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 등 4명, 회사 쪽에서는 김재근 아사히글라스 이사와 김춘경 총무섹션 부섹션장이 참석했고, 구미노동청 관계자 2명도 자리에 함께 했다.

노조는 불법파견 시정지시가 내려진 만큼 회사가 책임성을 가지고 대화할 것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여전히 원청의 사용자성 자체를 부정하면서 노동부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차헌호 지회장은 “이전에는 하청업체 사장도 자리에 나왔지만, 불법파견이 나오면서 조건이 달라졌다. 일본 사장이 나오거나 최소한 위임장이라도 가지고 나와야 책임 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지만, 김재근 이사는 “노동부는 저희를 당사자로 생각하고 있지만, 지티에스노조하고 저희는 이해당사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김재근 이사는 ‘아사히글라스노조’ 대신 ‘지티에스노조’라고 지칭하거나, 노조 활동 보장 요구에 대해 ‘지티에스노조’ 활동에 인정 여부를 말할 수 없다며 사용자성 자체를 부정했다.

▲2015년 10월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김재근 아사히글라스 본부장.

그러면서 김재근 이사는 “아직 이의제기도 할 수 있고, 여러 과정이 있다. 그러면 노동부 지시는 정지된다”며 “178명 전원에 대한 이의도 있고, 여러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차헌호 지회장은 “2년 4개월이 지났다. 시간이 더 지나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회사가 지금이라도 수습할 수 있을 때 수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복직시켜야 한다”고 요구하자, 김재근 이사는 “노조는 복직밖에 없고, 회사는 법의 결과에 따라야겠지만 우리가 복직시킬 수 있는 여력이나 상황이 아니라는 같은 말씀을 할 수밖에 없다. (대화의) 대전제가 복직이 아니라면 의제를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대화를 종합하면 아사히글라스는 11월 3일까지 직고용 지시를 이행하지 않고, 이후 노동부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행정소송을 하는 식으로 시간을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

차헌호 지회장은 “2년 3개월 만에 내린 노동부 시정지시가 유명무실하게 됐다. 시정지시도 무시하는 아사히글라스에 대해 노동부가 조치를 해야 하고, 노조는 투쟁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시정지시 이행일이 지나면 오는 11월 6일 해고 전 사물함에 둔 물품을 찾으러 출근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사히글라스가 시정 지시를 이행하지 않고, 의견제출 기한(10일 이상)을 넘겨 과태료 처분에도 불복하면 60일 이내에 서면으로 이의제기 할 수 있다. 이의제기와 동시에 과태료 부과 처분은 효력을 상실하고, 노동부는 14일 이내에 법원에 통보해 과태료재판이 진행된다.

구미 국가4산업단지에 입주한 일본기업 아사히글라스는 토지 무상임대, 지방세, 관세, 법인세 감면 등 여러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에게는 최저임금만 지급하는 등 부당한 처우가 이어지자 노동자 170여 명은 2015년 5월 29일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노조 설립 한 달이 지난 6월 30일 아사히글라스는 하청업체 GTS에게 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문자로 노동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가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내렸지만, 이에 불복한 회사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법원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중노위 판정을 뒤집고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노동자들은 2015년 7월 21일 노동청에 고소한 사건에 대해 부당노동행위와 불법 파견 수사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검찰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최근 구미고용노동지청은 불법파견에 대해서는 기소 의견, 아사히글라스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무혐의 불기소 의견을 검찰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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