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형병원, 사문화된 ‘생리휴가’

"눈치 보여 못 가고, 돈 때문에 못 가...이제 생리를 하면 안 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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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5 13:34 | 최종 업데이트 2015-08-25 13:34

대구시 대형병원 여성 노동자 대부분이 생리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부족으로 동료 눈치보기 바쁘고, 생리휴가가 무급이기 때문이다.

<뉴스민>은 경북대병원의 생리휴가 근로기준법 논란(관련 기사 : 휴무 다 쓰고 생리휴가 쓰라는 경북대병원, 근로기준법위반 논란) 보도 후,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의료원, 동산병원, 영남대병원, 파티마병원 등 대구시 대형병원 5곳의 생리휴가 제도를 조사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의료원, 영남대병원은 생리휴가가 무급이다. 월 1일 생리휴가를 쓰면 월급에서 하루 임금이 깎인다. 근무표에 상관없이 생리휴가를 신청하면 쓸 수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생리휴가 신청은 없었다고 한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총무과 관계자는 “생리휴가 증명서만 제출하면 생리휴가를 쓸 수 있는데, 최근 1년 사이에 생리휴가 증명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의료원 총무팀 관계자도 “월급이 깎이니까 대부분 생리휴가를 안 낸다. 연차도 잘 안 쓰는 분위기인데, 생리휴가는 더 안 쓴다”고 말했다.

김진경 영남대병원노조(보건의료노조 영남대병원지부) 지부장은 “월급쟁이 입장에서 무급인 생리휴가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하루 생리휴가 쓰면 평균 10만 원 정도 깎이는데 돈 때문에도 생리휴가를 못 쓴다”며 “(무급으로 전환된) 2012년부터는 생리휴가는 거의 사용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산병원, 파티마병원은 생리휴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보건수당을 지급하지만, 사정은 마찬가지다.

임인철 파티마병원노조(보건의료노조 파티마병원지부) 지부장은 “월 1회 무급 생리휴가가 있는데, 생리휴가를 안 쓰면 기본급의 1/30이 보건수당이 나오고, 생리휴가를 쓰면 수당이 깎인다”며 “이렇게 되니 현장에서는 당연히 생리휴가를 잘 안 쓰게 된다. 병원에서도 현장 인력 빠지는 것보다 수당으로 주는 걸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북대병원은 월 8회 휴일을 먼저 쓰고, 생리휴가를 신청하도록 해 근로기준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김진경 영남대병원노조 지부장은 “우리 병원에서도 오프나 휴가를 먼저 사용하고 생리휴가를 쓰라고 했다. 365일 돌아가는 병원에서 오프든 휴가든 유동적으로 쓰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며 “지금은 자연스럽게 생리휴가는 안 간다. 눈치 보여 못 가고 돈 때문에 못 가는 거다. 이제 여성 노동자들이 생리하면 안 되는 건가 싶다”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 제73조(생리휴가)는 사용자는 여성 노동자가 청구하면 월 1일 생리휴가를 주어야 한다. 생리휴가를 허용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유급이던 생리휴가는 지난 2003년 근로기준법 개정시, ‘유급’이라는 단어가 삭제되면서 무급휴가가 됐다.

▲영남대병원(사진-영남대병원 홈페이지 갈무리)
▲영남대병원(사진 출처-영남대병원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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