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전단 뿌려 ‘박근혜 명예훼손’ 시민 3명 항소심 1년10개월 만에 열려

박근혜 탄핵, 검사 2번 바뀌고서야 열린 항소심
팩스영장으로 압수한 박성수 씨 이메일 증거 적법성 다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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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9 23:10 | 최종 업데이트 2017-10-20 00:09

박근혜 비판 전단을 제작·배포해 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환경운동가 박성수(44) 씨와 시민 2명에 대한 항소심이 1년 10개월 만에 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담당 검사가 2번이나 바뀌는 동안에도 항소심 재판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2017년 10월 19일 항소심 재판을 앞둔 박성수(가운데), 변홍철(오른쪽), 신모(왼쪽) 씨.

19일 대구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임범석)는 박근혜 비판 전단을 제작한 박성수 씨와 지난 2015년 2월 16일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앞에서 이 전단을 뿌린 이유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변홍철(48, 시인) 씨와 신모(36, 무직) 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이 열렸다. 1심 재판부는 2015년 12월 22일 이들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 원,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 선고 이후 박 씨 등은 바로 항소했고, 검찰도 양형이 가볍다며 항소했지만 재판을 열리지 않았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가 열리고, 올해 탄핵된 이후에도 대통령이었던 박근혜 씨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이들에 대한 명예회복이 미뤄진 것이다. 박성수 씨는 8개월 동안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기도 했다.

항소심에서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인숙, 김미조 변호사가 박 씨 변론을 맡았고, 이승익, 류제모 변호사가 박 씨와 다른 2명에 대한 변론을 맡았다. 당시 대구지방변호사회는 국가권력에 대한 비판의 자유라는 기본권이 침해될 수가 있다며 소송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이날 변호인단은 사실 적시가 아닌 의견 표명이었고, 자연인 박근혜가 아닌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며 풍자와 해학을 검찰이 자의적 해석을 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또,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박성수 씨 이메일 수집이 팩스영장으로 이뤄져 적법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최근 팩스영장으로 수집한 증거물이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례가 나온 만큼 검찰과 피고인 측에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박성수 씨는 “다른 지역에서 제가 제작한 전단지를 배포했을 때에는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았다. 유독 대구지역 경찰과 검찰만 이를 명예훼손이라고 보고 기소까지 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항소심 2차 공판은 오는 12월 14일 오전 11시 30분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성수 유인물
▲박성수 씨가 제작한 전단

박성수 씨는 2014년 12월부터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을 제작 배포하기 시작했다. 전단에는 2002년 당시 박근혜 한국미래연합 대표가 김정일 북한 전 국방위원장을 만난 사진, 그리고 “자기들이 하면 평화활동 남이 하면 종북, 반국가행위”, “박근혜도 국가보안법으로 철저히 수사하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뒷면에는 “정모씨 염문 덮으려 공안정국 조성하는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2015년 2월 16일 변홍철, 신모 씨가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앞에서 이 전단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대구 수성경찰서가 조사에 나섰다. 4월 21일 박 씨가 대구수성경찰서에 개사료를 투척하며 이를 비판했고, 일주일 후인 28일 대검찰청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펼치던 박 씨가 검찰에 체포됐다. 수성경찰서에 인도된 박 씨는 4월 30일 명예훼손을 이유로 구속돼 1심이 선고된 12월 22일까지 대구구치소에 수감됐다. [타임라인] 박근혜 vs 박성수 명예훼손 사건 한 눈에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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