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극 ‘이미정의 어미’, 12일까지 예전아트홀

김태석 연출, '이미정의 어미'로 각색하고 8년 만에 재개막

18:46

극단 예전이 지난 10월 28일 ‘이미정의 어미’를 예전아트홀 무대에 올렸다. ‘어미’는 섬사람의 정서를 바탕으로 자녀를 잃은 아픔과 스스로 상처를 지닌 어미의 심리를 보여주는 1인극이다. 오태석 원작, 김태석 연출로 배우 이미정이 어미 역을 맡고 장구잽이 이호근이 악사로 무대에 올랐다.

연극은 어미가 얼굴 크기만 한 한지에 풀을 먹이며 사설을 늘어놓으며 시작한다. 열일곱에 섬마을로 시집온 어미는 혼인 나흘 만에 신랑을 잃고, 이듬해 유복자 아들을 낳았다. 군에 간 아들이 첫 휴가를 나오자 어미는 아들 먹이려고 마을공동어장에서 몰래 미역을 딴다. 이 일로 결국 도모지(젖은 한지를 얼굴에 발라 질식시키는 사형법)를 당하며 혼절한다. 이를 본 아들은 먹은 음식을 다 토하고 귀대하지만 곧 동료를 죽이고 자살하고 만다. 어미는 아들의 영혼 결혼을 위해 길을 나선다.

▲’이미정의 어미’ 가운데 자식의 편지를 받고 기뻐하는 어미

연출을 맡은 김태석은 “넋두리로 시작되는 서사적 구성의 1인극으로 배우의 가, 무, 악과 연기가 어우러진 ‘마당굿’ 형식이다. 배우의 다양한 능력이 요구되는 작품이라 배우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공연을 올리기가 힘든 작품”이 ‘어미’라고 했다. 또 ‘어미’였던 제목을 ‘이미정의 어미’로 바꾼 것에 대해 “격려와 응원이다. 또 8년 전에 비해 연륜도 쌓이고 극 중 아들과 또래의 자녀도 둔 진짜 어미 아닌가. 이미정은 충분히 그 역을 소화할 배우”라고 말했다.

▲’이미정의 어미’ 가운데 영혼결혼식 장면

배우 이미정(47, 극단 예전 대표)이 처음 1인극 ‘어미’를 연기한 때는 2009년이다. 그는 “같은 작품을 두 번째 연기해도, 더구나 긴 시간이 흘렀으니, 떨리기는 매한가지다”고 말했다.

▲배우 이미정

이미정은 계명대학교 극예술연구회에서 처음 연기를 배웠다. 1995년 극단 예전에 입단하며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내이름은 조센삐’, ‘산불’ 등 70여 편에 출연했고, ‘하녀들’ 등 다수의 작품을 연출했다. 2015년 전국연극제 연극상, 2004년과 2012년 대구연극제 최우수 연기상, 2009년 고마나루향토연극제 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은 11월 12일까지 월, 화를 제외하고 수~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7시, 일요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전석 2만 원. 문의는 전화 (053)424-9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