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촛불 1주년, 민주주의 위한 다양한 목소리로 다시 촛불 밝혀

대구백화점 앞 시민 500여 명..."촛불은 계속된다"
선거제도 개혁, 사드 철회, 공영방송 정상화 등 요구

20:52

1년 전 박근혜 퇴진을 외쳤던 촛불이 선거제도 개혁, 사드 철회, 공영방송 정상화, 자유한국당 해체,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외치며 다시 켜졌다. 지난 3월 박근혜 탄핵이 결정된 후, 8개월 만이다.

4일 오후 5시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대구 촛불 1주년 대회에 시민 500여 명이 모였다. 지난해 11월 5일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첫 박근혜 퇴진 촛불을 들었던 대구 시민들은 이날 촛불 승리를 자축하고, 민주주의 완성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로 광장을 채웠다.

이날 집회는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민중과함께, 민주노총대구본부가 주관하고, 지난해 ‘박근혜퇴진 대구시민행동’ 참여 단체들이 구성한 ‘대구촛불1주년대회준비위원회’가 주최했다.

▲대구 촛불집회 1주년 사진전을 보는 시민들

오규섭 정치개혁대구시민행동 공동대표는 “박근혜 구속을 외치던 피켓은 사라지고 다양한 의제들이 이 광장에 가득 차 있다. 지난해 촛불에서 나온 많은 이야기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이야기로 관통했다”며 “이제 이 촛불의 이야기를 어떻게 제도화시킬 것인지 촛불 시민들이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공동대표는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정치에 반영하기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법 개정 ▲선거 연령 하향 조정 등을 주장했다.

시민들은 ▲자유한국당 해체 ▲이명박 구속 ▲경북대 2순위 총장 임명 철회 ▲비정규직 정규직화 ▲세월호 진상 규명 ▲전쟁 반대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스타워즈 캐릭터 다스베이더 분장을 하기도 하고, 과자 ‘쿠크다스’를 나누어 주면서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고 묻기도 했다.

▲다스베이더 분장을 한 시민이 이명박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여전히 촛불을 들고 있는 경북 성주, 김천 주민들도 무대에 올랐다. 임순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부녀회장은 “작년에 촛불 시민들이 적폐로 꼽았던 사드는 여전히 청산되지 않고 진행 중이다. 소성리 사드가 철거될 때까지 성주 촛불은 켜져 있을 것”이라며 “이번 겨울 또다시 긴 싸움을 준비한다. 여러분들이 우리 주민들의 손을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파업 중인 KBS대구방송총국 이하늬 기자는 “현재 KBS, MBC는 못 보던 아나운서들이 대거 등장하고, 정규 프로그램이 대체 편성되고 있다. 이런 파행을 불러일으키는 파업을 시작했을까요?”라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하늬 KBS대구방송총국 기자

이하늬 기자는 “현장의 목소리와 멀어지면서 현장 기자들이 많은 수모를 당했다. 현장 생중계를 해야 하는데, KBS에는 전기를 못 빌려준다는 분도 있었다”며 “정부 정책에 반하는 목소리는 교묘하게 묵살당하던 지난 9년의 단면이었다. 공영방송의 주인은 시청자 여러분이다. 지난 촛불의 힘을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2시간 동안 이어졌다. 적폐 청산과 민주주의 완성을 위한 대구 시민들의 행동은 박근혜 탄핵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깨어있는 대구시민들’은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후 6시 동성로 CGV한일극장 앞에서 자유한국당 해체 등을 요구하는 적폐청산 촛불집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