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숙 작가, 사드 전후의 성주를 기록한 사진집 ‘성주’ 발간

기록하고 싶은 욕망이 커지고, 고향 성주에 감정이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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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정정숙이 지난달 30일 사드 전후의 성주를 기록한 사진집 ‘성주’(사진예술사)를 출간했다.

▲성주 성밖숲 전경 – 정정숙 작 ‘성주’의 표지 사진

성주에서 나고 자란 정정숙은 그가 기억하는 고향의 모습, 사드가 바꾼 풍경, 그래도 여전한 사람들 등 총 69편의 성주 이야기를 담았다.

15년 직장 생활을 마친 그는 어린 시절의 고향을 사진으로 담고, 찍은 사진을 보며 고향을 글로 남기기 시작했다. 부모님 농사가 실패하면서 대구로 이주한 작가에게 성주는 “떠나기 싫은”,  “마음이 머무른” 곳이었기 때문이다.

▲정정숙 작 – ‘성주’ 가운데

작업 노트에 “할아버지의 산소가 있고 사촌들이 살고 있는 별 고을 성주에. 그 곳에 사드가 들어온다고 했다. 작고 조용한 고향모습을 촬영하던 파인더에 사드이야기가 채워지기 시작했다. 소소한 성주의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였고 아름다운 풍경은 정치적 구호로 변해갔다. 이 모습을 냉정하게 기록하고 싶었으나 평정심을 유지한 채 작업하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감정 소모가 많아 몸살을 여러 번 하기도 했다“라고 적었다.

사진 평론가 최연하는 “짧은 삽화로 그치거나 추상화하면 안 될 일이었다. 왜냐면 그곳은 지금은 떠나 있지만, 언젠가는 ‘내’가 반드시 돌아갈 곳이었기에, 허투루 촬영할 수 없었던 것이다”고 정정숙의 작업을 평했다.

▲정정숙 작 – ‘성주’ 가운데

정정숙은 “기록하고 싶은 욕망이 커지면서 사진집을 생각했다. 사드로 인해 그 기록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정부의 결정으로 인권이 침해받았다. 세월호의 연장, 민간인 학살 등이 떠올랐다. 침묵으로 인한 억울한 일의 반복은 막아보고 싶었다. 더구나 성주는 고향이다”고 사진집 ‘성주’의 출간 계기를 밝혔다.

▲정정숙 작가 – 대구 D갤러리에서 열린 ‘성주’ 출간 기념 전시에서 [사진=정용태 기자]
대구에서 살고 있는 정정숙 작가는 성주 초전에서 태어나 초전중학교 1학년까지 살았다. 2016년 10월 경남국제사진페스티벌, 올해 3월 대구 방천시장 아르에서 열린 ‘인물탐구’전에 참여했다. 이번 사진집 ‘성주’의 출간과 함께 서울 류가헌, 대구 D갤러리에서 출판기념전시회를 가졌다. 지금은 비산동과 평리동을 기록하고 있다. 곧 방천시장을 오래 지킨 사람들의 모습도 담을 계획이다.